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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수필가

공기가 좋아 하늘이 높아 보이던 우리 마을에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뿌연 먼지가 안개처럼 흩뿌려져 그렇지않아도 노안으로 흐린 시야를 더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봄철에 아무리 많은 황사가 몰려와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 유독 먼지가 많이 내려앉는 것은, 농막 옆으로 산업단지가 들어오며 그곳을 조성하느라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땅값이 오른다며 좋아하지만, 나는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한다. 더 많은 것을 얻고 누리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일상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농막에는 3대째 내려오는 100여 년 된 씨간장과 흑진주처럼 검은 된장 항아리가 놓여있다. 내가 가장 아끼는 것들이라 다이아몬드를 준다고 해도 바꾸지 않겠다는 농담을 할 만큼 귀히 여기는데, 요즘은 장독에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아 볼 때마다 가슴이 서늘하다.

먼지를 조금이라도 더 막아보려고 장독 위에 덮어 놓은 보자기 위에도 두꺼운 먼지가 잔뜩 내려앉았다. 씨간장독 속에도 먼지가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애가 닳는다. 하루 이틀에 끝나는 공사가 아니어서 갈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아이들과 대화 상대가 되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수필 창작을 공부하고 있다. 세대 간의 차이를 줄이고 아이들과 공감하며 그들과 소통하면서 살고 싶었다. 문학을 하는 사람은 속에 담아둔 것을 비워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그러지 못한다.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도움도 되지 못하고 모든 사물을 덮어 세상을 깨끗하고 맑게 하는 하얀 눈도 되지 못한다.

내 직설적인 성격은 수필 속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난다. 내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수필을 쓸 때도 오류를 바로잡고 싶어 하고 자꾸 바른말을 하고 있었다. 잘못된 것을 봐도 다른 사람들은 그냥 웃어넘기는데 나는 잘못되었다고 꼬집다 보니 내 글은 따뜻한 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내 성격이 그러하니 피할 수 없고 피해지지도 않을 일이다.

물은 고여있으면 악취나 나고 흘러가는 물은 썩지 않는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누구나 본인에게 유리한 해석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여기며 밀고 나가기도 한다. 분명 잘못 흘러가고 있는데도 솔직해지거나 잘못을 인정하고 회복하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다. 깨지고 부서지면서 변화하고 정화하지 못하고 고여있는 물이 되는 것이다.

이번 농막 근처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것이 나는 그다지 탐탁지 않다. 사람들은 우선 땅값이 오른다고 환영했다. 물론 산단이 들어서면 지금보다야 땅값이 올라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소음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제껏 이렇게 살아서 그런지 나는 많은 것을 수용해도 좋을 이 나이에도 아직도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싶어 한다. 잘잘못을 분별하는 것이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겠지만, 더러는 뒤에서 이러쿵저러쿵하면서 흉을 볼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이 있어야 마을이나 단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를 바꿀 줄 모르고 세상 탓만 하기보다는 썩어들어가는 상처는 수술해서 봉합하고 새 살을 돋게 하는 용기로 환경오염이나 미세 먼지를 막는 나무처럼 꿋꿋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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