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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수필가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향기로 유혹합니다. 햇살이 창가로 내려앉고, 푸른 잔디 사이로 꽃다지가 눈인사를 합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흐름 속에 봄이 제일 생동감이 있습니다.

봄은 생명의 경이와 신비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입니다.

평생 교육원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섰습니다. 계단을 총총 내려가다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학기 등록을 하지 않았던 것을 깜박 잊었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경천 둘레길을 걷습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로봇 마냥 무표정하게 걷습니다. 천에는 천둥오리 가족이 자맥질을 합니다. 엄마 아빠를 꼭 닮은 아가 오리 세 마리가 물살을 가르며 쪼르륵 달려갑니다.

"너희들은 역병에 걸리지 않아 다행이구나.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역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단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 남아공발 바이러스는 베타, 브라질발 바이러스는 감마, 인도발 바이러스는 델타, 그리스 알파벳순으로 정해진 것 너희들은 모르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약이 될 때가 있단다. 우리 사람들은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단다. 문손잡이 다중 이용에서, 사용하는 의자, 책상 등 교차 감염의 위험이 우려되고 있는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서 우리 몸에 큰 피해를 입히는 각종 바이러스들이 검출되고 있단다." 알아들을 것 같지도 않은 청둥오리 가족을 향해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천천히 일어나 천변 둑을 지나 길 위로 올라갑니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한편으로는 인정머리 없는 문구처럼 보여도 사실 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세 집 건너 한 집이 오미크론으로 고생하고 있는 때인데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둘기 떼가 일으키는 먼지와 배설물은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탁한 먼지와 마주하게 합니다. 털갈이로 빠진 솜털은 영산홍 가지 위에 솜처럼 앉아있습니다. 우리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여 이 위중한 때를 잘 넘기는 현명함이 있어야 될 거 같습니다.

벌써 12시 가까이 되었습니다. 수필 창작 교실 수업 종료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어떤 수강생들이 수필 창작에 등록했을까 궁금합니다. 처음은 남의 집에 온 것 같지만, 차츰 내 집 안방에 있는 것처럼 자리가 잡힙니다. 우리의 삶은 선물이며 도전입니다. 서로를 향해 멋진 도전 응원할 때 새로운 희망이 열립니다.

오미크론이 옆에 있어도 우리는 도반이 있고, 가족이 있으니 걷고 또 걸어 봅시다. 떼어 내려고 애쓰지 말고 옆에 두고 함께 하면, 우리는 면역력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어붙은 대지는 희망이 없을 것 같았는데, 봄을 품어 새싹을 틔워 냅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따뜻한 것이 찬 것을 녹입니다. 덜컹거리며 구르는 수레바퀴는 대칭으로 있을 때 비포장도로도 구르고, 아스팔트 길도 굴러갑니다. 구르는 속도가 좀 다르면 어떻습니까? 목적지에 도달하면 됩니다.

봄이 항상 짖굳은 웃음을 띠고 언젠가 하루아침에 문득 옵니다. 그래서 벙글벙글 웃고, 춤추는 아씨처럼 가만히 날아드는 봄은 우리를 은근히 밖으로 끌어 사람의 마음 속에 물이 오르고 싹이 트게 합니다. 가슴속에 꽃을 피우고 시(詩)가 한 줄 새싹을 틔웁니다.

내 나이 푸른 시절에는 사람에 취하고, 오늘날은 자연에 취하였습니다.

칠십 줄에 맞는 새봄은 그 감상이 더욱 애틋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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