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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수필가

어린 여자아이가 양손에 사과를 들고 있었다.

아이의 엄마가 "네게 사과 2개가 있으니 하나는 엄마 줄래?"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왼쪽에 든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엄마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번에는 오른쪽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엄마는 깜짝 놀랐다. 아이가 이렇게 욕심 많은 아이인지 미처 몰랐다.

그런데 아이는 잠시 뒤 왼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엄마, 이거 드세요. 이게 더 달아요."

이 아이는 진정으로 사랑이 많은 아이였던 것이다.

만약, 엄마가 양쪽 사과를 베어 무는 아이에게 곧바로

"이 못된 것, 너는 왜 이렇게 이기적이니?"라고 화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섣부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면, 아픔은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조금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 토마스, 기다려주는 사람

아들이 건강검진을 받은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했다.

중학교 때 수술받았던 곳에 음영이 보이니 병원을 내방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한다는 내용이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응급실에서 발견한 뇌종양을 수술한 지 21년이나 되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이 그 마음만으로도 지옥이다.

수면제를 먹고 침대에 누웠지만, 새벽녘까지도 눈이 말똥말똥하다가 눈을 감을 수 없을 만큼 뻑뻑해지더니 나중엔 감기지도 않았다.

아들에게 함께 가자고 전화하니 제 아내와 함께 가니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며느리에게 톡을 보냈다.

'며늘아기야 잘 있지? 항상 걱정되고 한편은 고맙다. 엄마도 병원 함께 가면 어떨까? 너의 의견을 물어보는 거야.

아들이 21년 전 뇌종양 수술을 하고 10년 정도 담당 의사를 찾아뵙고 추이를 살펴보았단다. 약 처방을 받거나 별도로 치료한 적은 없었다.

의사 선생님은 이상 소견이 없다고 말씀하셨고 음영은 수술한 자국이라고 했었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오늘 밤 잘 자고 내일 병원 다녀와서 결과를 알려주길 부탁한다.'

카톡카톡, 며느리에게서 톡이 왔다.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병원에 가서 소견까지 다 듣고 연락드리려고 저는 따로 말씀 안 드렸어요. 괜히 걱정하실까 봐요.

오랜만에 검사하는 거니까 정확히 듣고 가는 게 편할 거 같아서요. 아산병원까지 가는 거라 저도 걱정은 안 합니다. 괜찮을 거예요.

내일 다녀와서 좋은 소식으로 전화 드릴게요. 제가 아직 직장이라 문자로 답장 드립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오늘 저녁 푹 쉬세요. 내일 오후에 전화 드릴게요.

늘 마음 가득 감사하고 힘이 납니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을 톡으로 전했다.

아들 병원 진료 예약이 오후 2시인데 오늘처럼 시간이 더디 가는 것을 경험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오후 3시 며늘아기에게 전화가 왔다. 음영은 수술 흔적이라면서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가슴에서 바윗덩어리가 툭 떨어져 나간 듯 홀가분하다.

며늘아기야 우리 살아가면서 판단은 신중히 하고 결과는 기다릴 줄 아는 느슨함에서 행복이란 걸 알아가자. 토마스의 글에 나오는 사랑이 많은 아이처럼….

내게 사랑으로 마음을 보이는 내 며늘아기에게 하트가 카톡카톡 날아왔다. 카톡카톡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처럼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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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