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8.3℃
  • 맑음강릉 12.7℃
  • 서울 8.6℃
  • 흐림충주 9.0℃
  • 흐림서산 8.6℃
  • 흐림청주 9.5℃
  • 흐림대전 8.9℃
  • 흐림추풍령 8.6℃
  • 맑음대구 11.3℃
  • 맑음울산 12.3℃
  • 맑음광주 9.5℃
  • 맑음부산 12.0℃
  • 흐림고창 9.1℃
  • 흐림홍성(예) 9.4℃
  • 맑음제주 10.9℃
  • 맑음고산 10.8℃
  • 흐림강화 8.2℃
  • 흐림제천 8.3℃
  • 흐림보은 9.0℃
  • 흐림천안 9.0℃
  • 흐림보령 9.1℃
  • 흐림부여 8.9℃
  • 흐림금산 9.3℃
  • 흐림강진군 10.2℃
  • 맑음경주시 11.7℃
  • 맑음거제 11.3℃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2.08 15:45:02
  • 최종수정2023.02.08 18:20:43

김춘자

수필가

30년 전 효성 지극한 의뢰인을 만났다.

시골에 살고 계신 부모님께 살기 편한 집을 지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거리가 있어 거절했다.

며칠 후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인 아들 친구 아버지이며 할아버지 되시는데 하고 부탁을 했다.

의뢰인과 약속을 잡고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미리 와계셨다.

선해 보이는 50대 중반의 남자였다.

부모님께서는 어려운 형편 가운데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주셔서 고위직 공무원을 하면서도 살기 바빠 효도 한번 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극해 보이는 효성에 감동하여 계약을 했다.

늦여름 기초를 시작해서 3개월 후 완공했다.

건축 대금을 정산하고 돌아오는 길에 늘 돌과 모래더미에서 놀던 아이들을 만났다.

잔돈을 아이들 용돈으로 주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눈만 반짝반짝하다.

뒤따라 나오셨던 건축주 할아버지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이 아이들은 뒷집 아이들인데 모두가 벙어리고 아이 할아버지만 말을 한다고 하셨다.

막내딸과 여섯 살 동갑인 아이를 동의를 얻고 데려왔다.

청주에 도착하자,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정상이라고 했다.

내 일처럼 기쁘다.

막내가 다니는 청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다른 원생수업에 방해된다는 이유였다.

원장님한테 종교를 물었다.

기독교라고 한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인데 이곳에서 받지 않으면 어디로 가느냐 반문하니 받아주셨다.

막내딸이 소통이 안 되니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을 가르치니 말문이 트였다.

딸 많은 집에 계집아이가 한 명 늘었으니 남편은 탐탁지 않아 했다.

때 물이 벗고 옷도 딸과 똑같이 입히니 도시 아이가 되었다.

남편이 데려온 아이라고 수군대던 동네 분들도 사정을 듣고는 모두가 감탄했다.

현장에서 만났던 아이는 여고를 졸업하고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태어나서 선업을 쌓았으니 천국에서 포상을 받으리라.

병원에서 그때를 생각하며 위로를 받는다.

사랑과 행복이 새록새록 매력 있는 입원실 대접받는 기분이다.

우리 가족이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까?

대가족의 짐을 남편과 나눠지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도리를 다하고 살았다고 스스로에게 '잘했다' 칭찬했다.

오전 수술 시간이 잡히고 뒤돌아보니 남편과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살았단 생각이 든다.

엄마의 넉넉한 품이 되지 못했고 살가운 아내가 되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뿐이다.

입원하고 있는 열흘동안 다 뒤로하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가리라!

나는 지금 간호병동에서 여행 중이다.

해풍을 맞으며 맑은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다

눈 달린 가위 모양의 로봇이 명주솜처럼 부드러운 솜털 모양의 파열된 근육을 찾아 로봇눈이 정리하는 게 바닷속에서 전복을 채취하는 해녀처럼 보인다.

반신마취 귀는 살아있어 의료진의 이야기 소리와 기계음 소리가 통증을 이야기 속에 가둔다.

긴 여운으로 남는 수술실 행복한 여행의 한 페이지로 오래 기억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교훈으로 삼으려 한다.

병원에 온 지 5일째, 세상에서 가장 편한 휴식을 취하고 가겠다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간호사들이 연방 들락거리며 혈압을 재고 피를 뽑고 체온을 잰다.

밤에는 한 시간 간격으로 간호사가 다녀가니 긴 잠을 잘 수가 없다.

잠든 사이 끈적한 액체가 흐른다.

내 몸에 이물질이 묻은 것처럼 심기가 불편하다.

비상벨을 누르니 간호사가 달려왔다.

주삿바늘 빠진 자리에서 피가 흐른다.

병실 안에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간호사가 다녀간 지 40분밖에 안되었는데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이니 간호사들한테 미안하다.

혈관을 찾는 간호사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네 번째 성공이다.

네 팔뚝에는 멍으로 그림을 그렸다.

매 맞고 사는 아낙 같다.

주사 바늘만 보면 혈관이 숨는다.

간호사는 미안해하고 나는 괜찮다 한다.

우리는 마주 보고 눈으로 웃는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