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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2.22 17:04:16
  • 최종수정2021.12.22 17:04:16

김춘자

수필가

거울처럼 맑은 물이 동에서 서로 청주 중심을 가르며 흐르는 무심천, 유유히 흐르는 물결은 바위를 만나면 몸을 사려 휘어져나가기도 하고 넓은 모래사장을 만나면 마냥 널브러지기도 한다. 소년들이 검정고무신을 벗어들고 피라미 잡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동심을 자아내던 평화로운 물결, 하늘은 높고 잔물결이 숨소리처럼 곱다. 평화로운 모습이 내면에 오욕을 잠재운다. 50여 년전만 해도 홍수로 제방 둑이 넘쳐 남주동과 석교동 일대까지 큰 피해를 줬었다.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일대 홍수피해를 보던 상인들은 홍수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근래 들어서는 바닥에 쌓인 흙을 양옆으로 거둬내고 하상도로를 개설해 시내로 진입하는 차들과 외곽으로 가는 차들을 분산시켜 원활한 교통망을 구축했다.

낭성면 머구니 고개를 시작으로 가덕면 한계리 내암리 일대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청주 중심지를 통과하여 미호천과 합류하고 금강을 거쳐 서해에 이른다고 한다. 청주시민들의 넉넉한 마음과정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었나 보다.

봄이면 노란 개나리꽃이 무심천에 피어 황금물결을 이루어 그 아름다움에 가던 길을 멈추게 된다. 어린 딸과 손잡고 걸었던 추억을 상기시키며 천천히 걸었다. 노란 원피스를 입고 개나리꽃 속에 서 있는 딸아이는 나뭇가지에 걸린 달님처럼 얼굴만 동동 떠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고 한가로웠다.

개나리 꽃잎이 지기 시작하면 벚꽃이 봉오리를 매달고 싱그러움을 뽐낸다. 무심천을 끼고 양쪽 제방 둑에는 봉오리를 열어 꽃들이 잔치한다.

봉곳한 벚꽃 봉오리가 사나흘 후면 활짝 열리겠다. 천변을 가랑비와 봄바람이 함께 지나간다. 피기도 전인 봉우리가 떨어질까조바심이 인다.

마음을 쉬고 육체의 피로를 풀기 위해 사람들과 2m 간격을 띄우며 천변을 천천히 걸었다. 작년부터 역병이 창궐한 탓에 무심천풍경도 달라졌다. 가끔 눈만 반짝거리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과 눈인사라도 나누며 지나가면 좋으련만 서로를 피하며 걷는다.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부모님을 모시고 나온 효자 효부도 있고 정답게 손을 잡고 데이트를 하는 젊은 연인도 있다. 등이 굽은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태운 휠체어를 밀고 있다. 핏기 없는 얼굴 풀어진 눈으로 벚꽃을 올려다본다. 부부의 연이 무엇인가? 혼자 몸도 가누기 힘들어 보이는데도 꽃구경을 시켜 드리는 부부애에 가슴이 뭉클하다. 할머니는 덜덜 떨리는 손을 내밀어 떨어지는 꽃잎을 받는다. 속히 쾌차하셔서 나란히 손잡고 걷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2년 전만 해도 시민들은 생기가 넘쳐나고 멀쩡했던 무심천의풍경이 지금은 많이 변해있다. 차들이 긴 꼬리를 물었다. 차창을통해 벚꽃 구경을 하는 시민들이다. 얼마다 답답한 일상인가. 마스크가 필수인 시간을 살고 있다. 숨통을 열고 싶어서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다.

청주시 공무원들이 노란색 상의를 입고 거리 두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시민들 모두가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따라 주면 좋겠다. 휴일도 반납하고 봉사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봄이면 온통 무심천 벚꽃 잔치가 벌어지고, 가을이면 길길이우거진 은 머리 갈대밭에서 삶을 돌아보기도 한다.

봄꽃에 취한 날 어제 런 듯 삼삼한데, 오늘날 갈대꽃 머리에 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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