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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자

수필가

새싹이 움돋는 봄이 다가오네요. 봄은 생명의 경이와 심비 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이지요.

빨리 잎이 되고 싶어요. 촉이 트기도 전에 잎을 보고 싶은 성급한 마음은 하루하루가 아쉽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매화꽃이 피는 계절엔 향기가 되어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싶어요. 초원의 순한 양이 되어 헐벗은 사람에게는 옷이 되어 드리고도 싶고, 병약한 이들에겐 희망을 주는 살신성인의 삶을 살고도 싶답니다. 치마폭에 바람 든 봄. 허상을 쫓아 살아온 세월에 산천이 7번이나 변했어요.

일곱 명의 손자, 손녀와 놀이를 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싶어요. 촉이 나오기 전 잎을 보고 싶어 했던 유년 시절에 욕심이 많은 내가 아닌 순수한 동심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놀이를 하려 합니다. 일곱 명의 손자 손녀에게 풍선을 두 개씩 나누어 주었네요. 풍선을 불어 견출지에 이름 붙이기를 했어요. 제 이름 찾기 놀이입니다. 서로 뒤엉켜 찾으려다가 결국은 풍선 모두를 터트렸네요. 내 것이라는 집착 때문이지요. 다음은 풍선에 붙은 이름을 보고 오빠, 언니, 동생을 찾아주기 놀이입니다. 거실 가득 있는 풍선을 오빠, 언니, 동생에게 찾아주니 터지는 풍선 하나도 없이 본인들에게 돌아갔지요.

풍선 찾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원리하고 같아요.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헤매다가 날이 저물고 저녁노을 속에 머물고 맙니다. 행복은 너와 내가 함께 할 때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줄 때 나 또한 행복한 것입니다. 행복을 가꾸는 것은 손이 닿는 곳에 정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까이 있어요. 내 옆에 있고, 내 앞에 있는 사물에 관심을 갖고 매일 살아가는 것을 공유하는 것 바로 헤밍웨이의 법칙이랍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계단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네요. 게으른 나에게 발판이 되어 고관절 운동과 종아리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등을 내어줍니다. 먼지를 묻혀온 신발을 마다하지 않아요. 힘이 들면 쉬어가라며 곁을 내주기도 하지요. 오늘은 계단을 꽃단장 시켜주려 합니다. 온수를 연결하여 위에서 아래로 비로 쓸어 내려갑니다. 한 층을 하고 나니 고운 모래 때문에 비질이 되지 않아 쓰레받이로 모래를 담았네요. 아래 계단은 윗 계단보다 깨끗이 닦아지지 않아요. 원인이 뭘까 생각해보니 모래가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모래와 물이 힘을 합쳐 더러움을 닦아내니 대리석이 더 윤이 나게 닦아졌던 것 같아요. 빗자루가 무겁다 휘청거려도 현관 앞까지 모래와 물이 어우러져 빗자루 아래서 목욕을 합니다. 하얀 벽과 깨끗한 대리석 계단이 환하게 웃는 것처럼 개운하네요.

내가 계단처럼 누군가에게 발판이 되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한 번도 '수고하네'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 이제 뒤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계단이 있어 걷는 것이 편안했구나' 무생물인 구조물이 생물인 나에게 불평 없이 베풀었다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함께 할 때 행복이 배가 되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 옆에 있을 때 행복이 배가 되기를 바라네요. 강화문을 활짝 열어 계단 물기를 말립니다. 바람과 계단과 내가 공생하니 더 윤이 나고 행복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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