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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03 16:26:46
  • 최종수정2014.09.03 16:26:46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엉덩이 부상에서 돌아 온 현진이가 9월 첫 날부터 상큼하게 14승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강의 중 내 스마트 폰으로 전해온다. 9월 첫날부터 기분이 '굿'이다. 1회에 1실점하여 불안하더니 그 이후로는 그대로 꽝꽝꽝 박아넣으며 벌써 14승, 올해 몇 승을 거두게 될 지 내 가 안달이 난다. 프로야구 보는 맛이 난다.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에선 프로야구가 지난 '82년에 처음 생겼다. 3월의 마지막 토요일로 기억되는데 프로야구 개막일을 앞두고 약 1주일은 흥분하여 잠도 설쳤다. 당시 나는 MBC 청룡 팬이었는데 개막 경기에 이길환선수가 선발 투수로 나와 이리 저리 얻어터져 다 진 경기였다. 그런데 이정도선수가 이름의 뜻답게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며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MBC가 승리를 거두었다.

그리고 또 하나, '82년 야구 원년을 뜨겁게 달 군 OB의 박철순투수. 나는 박철순이 나오는 경기는 만사 제치고 보았다. 당시 박철순이 던진 너클볼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고 한국시리즈에서 박철순이 맨 마지막에 나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내가 우승한 것 마냥 참 기뻐했다. OB가 좋아서가 아니고 박철순이 좋아서 OB를 응원한 것 같다. 그런데 지금 한국 프로야구는 잘 안 본다. 채널 70번에 맞춰놓고 미국 프로야구를 본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류현진과 추신수 때문에 그렇다.

특히 LA 다저스의 경우 우리나라 최강 팀 삼성 선수들 이름은 몰라도 LA 다저스 선수들의 이름과 타순은 다 외운다. 그리고 현진이가 예쁘니까 현진이의 특급 도우미 유리베가 참으로 예뻐 보인다. 현진이가 안타 맞으면 내 가슴은 훵해져 오고, 삼진을 잡으면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도 된 듯이 기쁘다. 그렇다고 현진이가 시즌 마치고 겨울에 한국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싸인 하나 해 달라고 해도 안 쳐다보고 갈 것 같은데 그래도 현진이가 마냥 좋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현진이를 통해 내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 다시 말해 한국 사람이 그 험한 미국 프로야구에서 한 획을 착실히 긋는 모습이 같은 한국인으로서 마냥 흐믓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LA 다저스 선수들 이름까지 다 외우니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우리나라 선수인 현진이가 그 잘난 척하는 양코쟁이들을 삼진으로 제압하는 모습이 마냥 좋아서 그렇다. 이에 비해 한국프로야구는 우리 땅에서 우리끼리 하는 것이니까 별로 관심이 없다. '이겨도 우리나라 사람, 져도 우리나라 사람'이니 관심이 그다지 가지 않는 것 아닌가 싶다. 누가 공짜 표 주면 가서 볼 까 내 맨 정신으로는 표 끊어서 국내 프로야구 구경 갈 것 같지 않다.

이에 비해 현진이가 나오는 경기는 거의 빼 놓지 않고 보는 나를 보며 스스로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 이유는 이미 앞에서 내 심경의 일단을 보였듯이 그저 우리나라 출신 선수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우리나라 출신 선수라는 이유 단 하나. 이 심정은 나 뿐 아니라 언론도 똑같은 것 같다. 현진이의 경기 결과는 바로 SNS와 인터넷에 그대로 뜬다. 우리는 이토록 '우리'라는 것이 마냥 좋아 이 세상을 살고 있다. 그런데 도무지 이런 개념이 없는 그룹이 있다. 바로 정치인들 아닌가 싶다. 이 분들에게 '우리'라는 개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본인'과 '권력 욕'만 있을 뿐 이다. 주여, 우리 민초들을 궁휼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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