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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2.08 18:02: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우리나라 여자들 내숭 분야 세계 챔피언이다. 아니 만일 '노벨 내숭상'이 있었다면 매년 수상 했을 것 같다. 내숭의 정도가 어찌나 심한 지 일예로 버스에서도 여성들이 가슴 앞에 들고 있는 책 중에 바로 사람들 눈에 띄는 맨 앞의 책 제목은 대부분 어려워 보이는 책명들이다. 그러면 똑똑해 보이는가 싶어 내숭 떠는 것이다.

어디 그뿐 인가. 내 집사람을 봐도 연애 시절에 내가 물어 본 것 중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절대 모른다는 말을 안 한다. 눈을 살며시 아래로 깔면서 살짝 웃는다. 솔직히 모른다고 하면 될 것을 가지고 왜 이렇게 마치 아는 것처럼 내숭떠는지 모르겠다. 하기사 데이트 할 때 식사는 또 어떤가? 밥조차 반공기도 못 먹는다고 말한다. 물론 육류는 징그러워 아예 못 먹는다고 해서 이것 먹으면 좋은 선물 사 주겠다고 하여 간신히 불고기 몇 젓가락이라도 먹게 했다. 그런데 결혼 후 보니 '고기?' 없어서 못 먹는다. 심지어 흑염소는 물론이고 보신탕도 먹을 기세이다. 이 정도인데 데이트하던 시절 불고기조차 못 먹는다고 그랬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먹고 싶은 고기를 눈앞에 두고 먹지 못했던 집사람의 그 타들어가는 내숭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민의 정이 든다. 하기사 데이트 후 집에 들어가서 배가고파 라면 끓여 먹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내숭떨던 집사람과 결혼한 후 생활해 보니 고기로 내숭 떤 것은 약과에 불과했다. 해도 해도 너무한 행동들이 많아 어지러울 지경이다. 화장실 가는 것만 해도 그렇다. 데이트 할 때는 어찌 소변을 잘 참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식탁에 내가 앉아 식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에 아무렇지도 않게 간다. 사실 배설 욕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화장실 물이라도 내리면서 일을 보면 좋으련만 그냥 일 본다. 그리고 식사 중에 그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이런 딸을 나에게 인수인계한 장인어른이 원망스럽고도 원망스럽다.

어디 이 뿐이랴. 거실 소파엔 빨래 말리고 옷장에 정리하지 않은 집사람 팬티와 브라자가 버젓이 뒹굴고 있다. 이건 아무리 아이 낳고 사는 사이라고 하지만 민망하기 이를 때 없다. 게다가 우리 늦둥이 아들 둘이 아무리 자기 엄마 속옷이라고 해도 여성 속옷인데 좀 야릇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결혼 후 좀 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 편으론 지금의 와이프 모습에 사랑과 정을 느낀다. 왜냐하면 내가 잘 다니는 카페 여사장님은 내 앞에서 요조숙녀(내숭?)이고 나를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술 한 병 더 시킬까요?'라는 말을 한다. 이에 비해 내 집사람은 자기 과부 되지 않게 술 그만 마시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카페여사장님과 내 집사람의 차이는 카페여사장님은 요조숙녀로 온갖 내숭을 떨지만 속마음은 나에게 술 한 병이라도 더 팔려고 하고 내 집사람은 비록 내 앞에서 방귀를 뀌지만 내 건강 챙기려는 마음을 온 몸으로 느낀다.

다가오는 총선, 벌써부터 선량들의 엄청난 내숭 퍼레이드를 신나게 구경하고 있다. 겉으론 우리를 사랑하는 것처럼 내숭떨지만 속마음은 술 한 병 이라도 더 팔려는 카페여사장 같은 선량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선량들보다는 나에게 정과 사랑을 주며 술 그만 먹으라고 하는 와이프 같은 선량을 뽑아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비록 팬티와 브라자가 소파위에 뒹굴고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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