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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1.18 16:58:48
  • 최종수정2021.01.18 16:58:48

박영순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 외래교수

"로봇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는 소식을 며칠째 곱씹고 있다. 생각할수록 우려가 커진다. 커피전문가 양성 시스템뿐 아니라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이 아니어서 발급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로봇에게 맛을 다루는 영역에 '인격'을 부여한 것은 정도를 한참 지나쳤다.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바리스타는 특정 향미를 지닌 커피를 선택하고 추출하는 전 과정에서 혼신을 다해 감각-지각-인지 능력을 발휘한다. 바리스타나 로스터, 브루잉 마스터에게 전문가임을 인정하는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은 단지 로봇처럼 같은 일을 잘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로봇에게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수여한 단체는 "로봇이 만드는 커피 맛이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가 만드는 수준과 동등함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브루잉 마스터'는 커피 추출 도구 및 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최적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민간자격 검정이다. 이 단체는 로봇에게 수여한 자격증에 '명예 커피지도사 자격증'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로봇이 커피를 잘 추출한다는 칭찬만으로도 부족했는지 사람을 가르칠 정도가 된다고 추켜세운 것이다.

로봇을 만든 측에서는 충분히 예상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로봇이 자격을 갖춘 사람이 내린 커피처럼 원두 고유의 맛과 풍부한 향을 일정하게 유지함을 전문가단체가 인정했다고 홍보한다. 사람 전문가가 내린 커피는 일관성이 떨어져 맛이 들쭉날쭉한 데 로봇은 항상 똑같이 물을 붓는 데다가 고된 일에 아무런 불평이 없다는 해석도 덧붙이고 있다. 이어 "로봇이 내린 커피 맛이 바리스타 뺨친다"는 등 로봇을 향한 찬사가 점입가경이다.

커피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은 로봇에게 자격증을 발급한 커피협회의 전문가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로봇처럼 매번 똑같이 물을 부을 줄만 알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는 비아냥거림도 목격된다. 커피전문가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사용하는 커피의 품질을 판단하는 지식과 기술,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친절함이다. 벌레 먹은 콩이나 묵은 콩으로는 제 아무리 똑같이 물을 붓는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은 먹어서는 안 될 커피인 것이고 커피전문가가 되려면 이 단계부터 안목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로봇 바리스타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다고 하지만 고객의 표정마저 읽어내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로봇이 인간처럼 될 경우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국내에 '미래 전쟁의 서막'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물의 원제목은 사실 '구원(Salvation)'이었다. 로봇이 인간의 뇌와 같은 기능을 갖출 때 벌어질 일은 전쟁 수준이 아니라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것임을 암시하는 메시지이다.

이 점을 우려해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로봇이 일터에 사람을 대체함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을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로봇세'를 만들어 그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이나 구직자 지원에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울러 <로봇윤리헌장>을 만들어 사람과 공존하는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핵심은 로봇은 인간을 위한 도구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사람의 팔동작을 흉내내 자동차 생산라인의 용접머신처럼 움직이는 모양새지만 스스로 로봇이라고 인식하는 사고능력을 로봇이 갖출 경우, 인류는 영화 제목처럼 구원을 호소할 지 모른다.

로봇에게 인격을 부여하고자 한 커피자격증은 반드시 폐기되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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