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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5.16 15:51:13
  • 최종수정2022.05.16 15:51:13

박영순

'커피인문학' 저자

커피애호가들 사이에 '종이빨대 트라우마'가 번지고 있다. 증상은 '종이빨대를 보면 휘발유 냄새가 풍기는 듯한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어린이날 "스타벅스 종이빨대에서 휘발유냄새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이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와 휘발유 냄새가 오버랩 돼 커피 마시기가 꺼려진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카페를 찾는 이유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맛'이다. '접근성'이나 '브랜드'를 제치고 향미를 따져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여러 논문으로도 입증됐다.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에 맞춰 커피테이스팅이라는 문화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스페셜티커피의 바람까지 거세게 일고 있다. 광고 내용도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이미지만을 호소하는 데서 벗어나 산지에서 고급 아라비카 품종을 재배하는 모습을 비추는 등 높아진 커피 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제3의 물결'이라고 해서, 와인처럼 향미를 즐기는 것을 커피의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커피의 그윽한 향미를 즐기며 상상만으로도 커피가 선사하는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분위기에서 '휘발유 냄새가 나는 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는 커피애호가들을 생각만으로도 진저리 치게 만들었다.

문제는 사건 이후 스타벅스가 보인 처신으로 인해 더욱 번지고 있다. 4월말부터 인터넷에 "종이빨대에서 휘발성 화학물질의 냄새가 난다"는 글이 잇따르고 고객의 항의까지 이어지자, 스타벅스측은 진상규명없이 문제의 빨대를 반품하고 자체 폐기했다. 당국이 현장 조사에 나갔을 때는 휘발유 냄새를 풍긴 종이빨대는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모두 사라진 뒤였다. 당국이 빨대 제조사까지 쫓아가 조사했지만 기준과 규격에는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 휘발유 냄새의 정체에 대해서는 규명하기 힘들었다.

이런 소동 가운데 스타벅스는 짤막하게 "(휘발유 냄새를 유발한 물질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은 아니다"고 밝혔다. 커피애호가들의 분노는 이 지점에서 폭발했다. "휘발유 냄새가 나는 커피를 팔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커피애호가를 깔보는 것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회사원 A(26)씨는 "휘발유 냄새가 난 것은 분명한데 아무 일이 아닌 것으로 된 것이냐"며 "휘발유 냄새의 원인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빨대와 커피를 볼 때마다 휘발유 냄새에 짜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리스타 B(32)씨는 "커피는 향미를 통해 정서를 보듬고 좋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즐기는 기호음료인데, 휘발유 냄새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한마디로 사태를 가볍게 만든 스타벅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스타벅스의 휘발유 냄새 종이빨대'는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많은 커피애호가들의 머리에 트라우마로 남기 쉽다. 트라우마는 그리스어로 '상하게 하다'는 말에서 유래했다. 성경에도 루가 복음에 포도주로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에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적 외상'이나 '충격'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에 가깝게 됐다.

스타벅스의 성장과정에 감동을 준 대목이 즐비하다. 매장에서 햄버거 기름 냄새가 난다고 해서 아예 리뉴얼하고, 커피 맛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자 사죄의 마음으로 한동안 문을 닫고 자중하던 사례는 지금까지 그리움처럼 회자되고 있다. 이번 일이 한국에서 미국 스타벅스의 자본이 모두 철수한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후유증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렇게 해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은 적어도 스타벅스코리아는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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