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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8.11 19:23: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피그말리온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자신이 조각한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 왕은 조각상이 사람으로 변하길 간구했다.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1964년, 미국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은 학생들에 대해 지능테스트를 실시했다. 한 그룹의 학생을 뽑아 몇 개월 후에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그룹에 속한 학생들의 성적은 그 기대처럼 성적이 올랐다. 그러나 그 그룹의 학생들은 상위그룹만을 추린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뽑은 것이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이를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ft)라고 부른다. 간절히 바라면 그 목표가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실오라기 비단 강(錦江)이 소백산맥과 차령산맥을 굽이쳐 흐르다 기름진 땅을 일궈낸 오송 벌판에 일곱 빛깔 찬란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무지개가 떴다. 선사시대, 비단 강변 만수리 연제리에서 주먹도끼를 만들고 신석기시대, 쌍청리에서 토기를 구우며 생명의 씨앗을 뿌리던 선인들은 문명의 하이테크를 후손들에게 전하며 기어이 복된 이 땅을 동북아 생명과학의 허브로 만들었다.

오송 벌의 무지개는 비갠 뒤, 우연히 솟아오른 자연의 현상이 아니라 150만 도민의 염원이 서려 맺힌 피그말리온의 무지개다. 우리는 그동안 이 무지개를 위해 얼마나 많은 피 땀을 흘렸고 또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지새웠는가.

무려 12년 전에 터를 닦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비롯하여 국립독성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5대 국책기관을 유치했으며 BT종합정보센터, 배아수정관리기관, 보건의료생물자원연구센터, 고위험 연구지원센터, 국립노화연구소, 장기이식센터 등 생명과학의 핵심기관 이전을 앞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LG생명과학, 안국약품, 삼진제약, 제일약품, 고려제약, 안울제약 등 59개 신약개발 업체도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차제에 5조6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가 투자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10개 지자체의 경쟁 끝에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지역이 최종적으로 낙점되었다. 집적이 아닌 분산유치로 결정이 나 다소간 아쉬움이 남긴 했으나 약세도 충북으로 봐선 참으로 큰일을 해낸 것이다.

첨복단지의 오송 유치는 수많은 아픔을 감내하며 얻어낸 필연의 결과다. 150만 도민 모두가 염원했고 충북도를 비롯한 여러 기관·단체가 전력투구를 했다. 12년을 준비한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다. 무병장수의 꿈은 오송 벌에서 이렇게 익어온 것이다. 오늘날 다시금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고 용의 그림에 눈을 그려 넣었으니 오송 벌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생명과학단지로 웅비할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꽃을 어떻게 피우느냐가 충북도의 최대 과제다. 첨복단지의 조성사업이 초대형 국책사업이나 충북도가 분담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여기에는 적지 않은 재정부담도 수반될 것이다. 연구 인력의 정주여건도 조성하고 관련기업도 오송단지에서 쉽게 둥지를 틀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대구 신서지역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도 연구과제로 남아 있다.

충북과 대구와는 체감적으로 멀리 느껴지지만 소백산맥만 넘으면 그곳에 도달한다. 오송을 통과하는 KTX를 이용하면 불과 한 시간대이다. 양 지역 간에는 물리적 교통수단이외에도 정보의 고속도로, 마음의 고속도로를 놓는 일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신약개발과 의료서비스의 창출은 시대의 화두다. 아무리 물질문명이 발달해도 그 혜택을 다 누리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면 만사가 부질없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행복증진은 의학의 발달에 키 워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27년,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발견되어 1940년에 치료용 주사제로 개발된 페니실린은 항생제의 효시로 연합군의 2차대전 승전에 큰 공헌을 했다. 전장에서 죽어나가던 병사의 목숨을 이 항생제가 건져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많은 로열티와 원료 값을 지불하며 구미 선진국에서 의약품을 도입, 생산하고 있다. 이런 신약을 우리 손으로 생산해 낸다면 엄청난 수입대체효과를 창출해 낼 것이고 역으로 외국에 수출하여 큰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만약 에이즈나 암을 완치할 수 있는 특효약을 개발한다면 그것은 국부(國富)의 원천이자 당장 노벨의학상감이다. 그 꿈을 우리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꾸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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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