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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01 16:55:06
  • 최종수정2020.09.01 16:55:05

김경숙

청주시 문예운영과 문예운영팀장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텔레비전에 시선이 간다. 채널마다 노래 경연대회가 인기다. 겉으로 보면 마냥 순진한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어린아이가 노래 가락을 구성지게 뽑아낸다. 심사위원들은 이구동성 '보석을 발견했다'라고 말한다.

수많은 돌무더기 속에서 가치 있는 원석을 가려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은 다 똑같은 돌멩이로만 보일 텐데. 천재를 알아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 또한 모든 사람이 인정한 그 분야의 보석이요 전문가가 아니겠는가. 어느 한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는 것은 천부적인 소질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노력'이 최고의 무기가 아닐까. 아무리 훌륭한 원석이라도 자신의 가치만 믿고 다듬지 않는다면 값진 보석이 될 수는 없겠지. 자신을 갈고닦아 장점을 살리는 힘든 과정을 겪어내야만 빛을 발 할 수 있으리라.

얼마 전 국내 가야금 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을 받은 시립국악단원을 만났다.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청주시립예술단이 구성된 이래 처음인 명예로운 수상을 축하해주기 위해서였다. 시립국악단에서 연주를 한다면 누구나 인정해 주는 능력자일 텐데. 자신의 분야에서 한 발 더 높이 뛰고자 노력해 나가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최고의 가야금 연주자 손은 어떤 손일까. 손가락이 길고 예쁠 거라 생각했는데. 손가락 끝 마디마다 움푹 파이고 굳은살이 심지처럼 박여있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값진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타를 배울 때 손마디에 왔던 통증을 생각하니 몸서리에 전율이 오고 오싹거린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아픔을 견뎌 이겨냈으면 그렇게 살갗이 파였을까.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맛볼 수 있는 그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어느 분야에 있던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좋은 연주로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고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예술가의 모습은 더없는 아름다움일 게다. 어느 해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답답하고 삭막한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위안을 주는 원동력이 예술의 힘이 아닐는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맘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막막하다. 영상을 통하여 공연을 감상하는 날들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영상을 통해서 감상하는 일은 일방적 전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무대와 관객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서로 교감하는 채널이어야만 예술의 힘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시민들에게 멋진 선물을 선사하기 위해 준비한 공연이 연기가 되고 취소될 때마다 허탈해하는 단원들의 모습도 안타깝다. 예술가는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노래하고 춤을 출 때 행복을 느끼지 않던가. 예술단원들이 쉼 없이 갈고닦은 공연을 펼쳐야만 타고난 솜씨도 인정받고 보석으로 빛날 수 있는 게 아닌가. 누군가는 붉은 루비로, 또 다른 누군가는 청명한 녹색의 에메랄드로 그리고 푸르른 사파이어로. 자신의 색깔을 맘껏 빛내겠지. 시민들의 마음도 그 빛으로 황홀하게 물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지난달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교향악 축제의 정경이 그립다. 멋진 연주로 빛을 뿜어 낸 청주시립교향악단의 연주자들과 환호하는 관객의 모습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단원들. 그 가치를 알아보는 시민이 예술의 전문가요 보석이 아니겠는가. 공연장에서 시민과의 만남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청주예술의전당 마당에는 새롭게 단장한 꽃들이 관객을 기다리며 오늘도 방긋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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