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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5.15 13:15:15
  • 최종수정2018.05.15 19:35:59

김경숙

청주시 팀장·수필가

어린 고사리 마냥 꽉 움켜쥐었던 아가의 손이 '쫘악' 펴지기라도 한 것처럼, 접혀있던 산천의 나뭇잎은 활짝 손바닥을 펴 올리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울긋불긋했던 자연의 색이 연둣빛을 벗어내고 신록의 푸름을 발하고 있다. 아침 출근길, 차 창밖으로 보이는 먼 산의 녹음(綠陰)에서 생명의 기운이 전해져 온다. 어김없이 때맞추어 오는 자연의 섭리가 신비롭다.

얼마 전, 공포의 전율만이 감돌던 비무장지대에서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3·8선을 넘은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에 새롭게 생명의 기운을 싹 틔웠다. 매스컴은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문'을 발표한 후, 남몰래 뒤돌아서서 눈물을 닦아내는 한 남성의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보도했다. 두 정상의 만남을 살얼음 걷듯 조심스럽게 추진하여 마침내, 두 정상이 서로 악수하고 한반도의 앞날을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선언을 이끌어낸 사람. 그 사람의 눈물을 보니, '얼마나 뿌듯하고 얼마나 가슴 벅찼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아마도 오랜 시간 고대(苦待) 하던 딸아이를 처음 품에 안고 기쁨의 눈물 흘리던 날인 4월 27일, 내 마음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대부분 몸과 마음이 병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할 때 눈물을 흘린다. 또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 있을 때도 눈물을 보인다. 25년 전, 온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남북 이산가족 찾기 방송'보다 더 슬픈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던가?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방송을 보는 사람들도,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방송에 나온 사람들도 다 같이 목 놓아 울었던 우리 역사의 순간들. 조국의 분단이 가져다준 우리의 크나큰 슬픈 현실이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서로 총부리 겨누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의 불안으로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 국민들. 이러한 현실에서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며 살아왔던 한 남자에겐 그 무엇보다도 '평화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감이 우선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숙명적인 과제 '통일'을 위하여 고군분투했던 열정을 정권의 교체와 함께 고스란히 어두운 땅속에 묻어두고 10여 년 동안 얼마나 많은 한숨을 토해냈을까? 한 해, 두 해. 해가 바뀔 때마다 숯 검댕이처럼 검게 타들어갔을 애타는 마음이 오죽하였으랴. 힘겨운 고통을 이겨낸 후 뜨겁게 쏟아내는 눈물. 자신의 젖 먹던 힘까지,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눈물을 그에게서 보았다. 힘든 세월의 풍파(風波) 속에서도 자신과 처절하게 싸워 이겨낸 진정한 승리자의 눈물은 아닐까! 그 눈물은 오뉴월 뜰에 핀 함박꽃처럼 환한 웃음으로 다시 피어나겠지· 죽을힘을 다해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자만이 피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꽃, 웃음꽃으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피를 토해내 듯 눈물 흘리던 한반도. 끝이 없을 듯했던 슬픔도 이제 막을 내리리라.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리고 돌아섰던 38선에도 이제 웃음꽃이 피어나리. 고향 땅 밟을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향민들의 짓무른 눈과 자유를 찾아 고향을 떠나온 북한이탈주민들의 애달픈 마음도 봄날 눈 녹듯이 치유될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겠지·

한 남성의 숨죽인 뜨거운 눈물이 씨앗 되어 방방곡곡에 감격과 환희에 찬 희망의 웃음꽃이 피어나길 소망한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새로운 기운이 한반도 한가운데서 꿈틀거리며 솟아오른 역사적인 날, 4월 27일. 벌써부터 사람들은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금강산도 구경하고, 유럽여행을 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하나 된 마음으로 "통일"을 노래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반도에 웃음꽃 활짝 필 벅찬 감동의 날을 생각하니, 푸름이 짙어가는 활짝 핀 나뭇잎도 좋아라, 손뼉을 쳐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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