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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청주시 문예운영과 문예운영팀장

매일 지면을 장식하는 뉴스 중 돈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며칠 전만 해도 돈 때문에 어머니와 자식을 숨지게 한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반면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훈훈하고 정이 담겨있는 기부의 아름다운 얘기도 들려온다. 오월을 시작하는 첫날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이 언론을 지배했다. 그에 따른 경제의 득실을 따지는 강국의 손놀림 또한 빨랐으리라.

그동안 방에서만 지내던 사람들이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오월의 문이 열리자마자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외출로 한껏 들뜬 목소리는 거리에 활기를 넣고 있다. 손님이 없던 상점에서는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는가. 하지만, 코로나 19 감염병 안전에 대해서는 촉각을 더 세울 수밖에 없다. 오월은 어느 달보다도 주머니를 풀어야 하는 날이 많다. 아이들이 생일만큼이나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어버이날. 언제나 불러도 마냥 좋은 단어 어머니인데. 서로 얼굴 맞대고 밥 한 끼 같이 할 기회조차 자주 갖지 못함이 죄송스럽기만 하다. 스승의 날도 다가오지만, 올해는 아직도 선생님과 대면하지 못한 학생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추고 일상의 변화도 가져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위상은 한껏 높아졌다. 많은 걱정과 함께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도 감염증 확산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나라의 코로나 19 대처능력을 보며 우리나라가 살기에 정말 안전함을 알게 되었단다. 선진국의 개념 또한 바뀌고 있다. 돈만 많다고 잘 사는 나라는 아닐 것이다. 돈은 없는 것보다 있으면, 삶을 누리고 살 수 있는 좋은 점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리라. 하루 세끼를 먹고 하고 싶은 일을 누릴 수 있는 행복.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돈으로 이만큼이나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은 나를 더없이 기쁘게 한다. 이것밖에 가진 게 없어하고 뭐든지 할 수가 없음에 한탄만 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불행한 일이겠는가.

누구나 돈을 많이 가진 자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불행한 것이 돈이 아닐까.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아이가 월급을 받았다고 싱글벙글한다. 땀방울의 대가를 보상받는 일만큼 뿌듯한 순간이 있을까. 월급날이 얼마나 설레고 기다려졌을까. 감염병이란 어려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하루의 마감시간이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달콤한 순간이었으면 좋겠다. 딸아이가 어버이날이 신경 쓰이나 보다. "엄마, 내가 취업을 해서 첫 월급을 받아 외할머니께 용돈을 드리면 좋을 텐데. 외할머니 연세가 있으셔서 만약에 그때를 기다려주시지 않으면 어쩌지."라고 물어온다. 그래서 이번에 받은 월급으로 외할머니께 용돈을 드리고 싶단다. 어쩌면 그렇게 대견스러운 생각을 했을까. 돈이란 적절한 시기에 어떻게 쓰이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지는 긴급재난지원금도 코로나 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 경제를 활활 살릴 수 있는 불쏘시개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오월이 되니 코로나 19로 부산스러웠던 만큼 괜스레 마음도 바쁘다. 몇 달을 찾아뵙지 못한 어머니 얼굴도 뵙고.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겨우내 함께 한 두툼한 옷가지며 이불도 빨아 햇볕에 널어야겠다. 오월! 산들은 연두와 푸르름을 짙게 수채화처럼 그림을 그리고 있다. 라일락 향기가 흩뿌리고 있는 지금, 마스크 속 회색빛 마음은 속삭이고 있다. 이제 곧 다가올 아카시아 꽃내음을, 맘껏 들이킬 수 있는 파란 하늘빛 오월이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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