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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청주시청 문예운영과 문예운영팀장 ·수필가

 얼마 전 북한이탈주민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들려왔다. 매스컴에서는 보릿고개도 아닌 현시대에 굶어 죽었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탈주민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정부에서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사건이 알려진 지 이십여 일이 지난 오늘, 고시원을 전전하던 탈북민이 세상을 등졌다는 기사를 읽게 됐다. 자유로운 세상에서 맘껏 살아보겠다고 목숨을 담보로 하고 건넌 압록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가슴이 아려왔다.

 오늘 접한 탈북민의 기사로 북한이탈주민 업무를 보면서 만나게 됐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제3국을 돌고 돌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찾은 남한 땅에서 병든 몸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여인의 모습. 감시 속에서 살던 습관 때문에 집 밖을 나오기를 두려워하며 은둔 생활을 하던 할머니. 어린 딸을 둔 엄마가 눈물로 하소연하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남한에서 평생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 공장에 취직도 했다. 그런데 손에 쥐는 돈은 힘들여 일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슷했다. 오히려 기초생활수급자가 간간히 아르바이트하며 번 돈을 합하면 죽어라 공장에서 일한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거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리고 자신은 중국에 두고 온 열 살 난 딸과 함께 살고 싶은데 한글이 서툴다 보니 학습능력이 떨어져 고민이란다. 학원을 보내자니 돈이 많이 들어가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딸은 학습능력이 떨어져 나이보다 어린 1학년에 진학을 했다. 나는 그 아이처럼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이 방문해 지도하는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을 계획해 운영했다. 생필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 단체와 연결도 해주고 도시락을 싸서 청남대로 봄나들이 소풍도 갔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 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던 북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한 꺼풀식 벗겨져 나갔다.

 그리고 모순된 행정도 인지됐다. 남한 사람들은 어디서나 민원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북한이탈주민이 확인서를 발급받으려면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가 아닌 시청까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통일부에 바로 건의했지만 몇 년이 지나 시행이 되는 것을 봤다. 북한이탈주민 업무를 맡고 내게는 의무감이 생겼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일이다. 아직은 소극적인 활동에 지나지 않지만 작은 일들이 조금의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에 복지재단에서 시행한 논문 공모 사업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호소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모습을 기억하고 북한이탈주민 모자가 아사(餓死)한 사건 이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북한이탈주민이시죠. 남한 생활의 경험담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사건이 이슈화되고 너도나도 북한이탈주민에게 관심이다. 이 기회에 한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책정에 있어서 남한 사람과 다른 잣대를 적용하기를 제안한다. 현재 거주지 보호기간인 5년 동안 만이라도 소득에 상관없이 기초생활수급자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려면 직접 돈을 벌어 부를 축적해 가는 즐거움과 맛을 경험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하나센터의 운영방식의 개선이다. 위탁운영에 따른 북한이탈주민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직접 운영 방안과 거주지 보호 담당자의 전문 담당관제 운영이다.

 "나의 소원은 쌩쌩 달리는 고속버스를 타고 금강산 구경을 하는 겁니다"라고 외치던 초등학교 때 나의 목소리가 메아리 되어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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