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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6.19 14:12:30
  • 최종수정2025.06.19 19:24:40

김경숙

청주시평생학습관장

어느 해보다도 올 6월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깊습니다. 그 푸른 하늘 아래 서 있으니,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매일 한 방향을 바라보고 걷다 보니, 어느덧 서른 해가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제, '정년'이라는 이름으로 인생 1막의 무대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늘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작은 힘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늘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책임감 속에 흘러갔습니다. 그 삶이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고, 누군가의 웃음을 통해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이유로 살아보려 합니다. 조금 더 나 자신을 먼저 챙기고, 오래전 마음속 서랍에 고이 간직해 온 소망 하나 꺼내어 펼쳐보고 싶습니다. 비록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되는 삶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나를 위한 시공간 속에서 내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 보고 싶습니다.

바쁘게 앞만 보며 달려온 일상 속에서 '언젠가는'이라며 조용히 미뤄 왔던 꿈. 그 꿈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파란 잉크처럼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제 그 꿈을 조심스레 꺼내 들고, 놓았던 책장을 다시 펼쳐 손끝으로 느끼는 작은 기쁨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앞서 이 길을 걸어간 선배들은 "미리미리 준비하고 나와야 한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나 역시 이제는 어느 누구의 역할이나 직함이 아닌, '나'라는 이름으로 인생 2막의 무대에 올라야 함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나는 참으로 복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2의 인생 무대를 꿈꿀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청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인생 1막의 마무리를 맺는 행운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이 공간에서 꿈을 펼치는 많은 사람을 만났고, 삶을 진심으로 즐기는 얼굴들을 통해 평생교육의 소중함을 깊이 느꼈습니다.

논어 학이편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 不亦說乎兒)"는 오늘의 나에게 평생학습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 주는 글로 여겨집니다. 청주 곳곳에 평생학습의 장이 마련되어 누군가의 인생 2막을 꽃피우는 씨앗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청주의 하늘은 지금보다 더 맑고 푸르게 빛나지 않을까요?

그래서 용기 내어, 나를 위한 작은 도전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2025년 6월은 나에게 '떠남'의 시간이 아니라, '비로소 나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첫 페이지'로 느껴집니다. 유난히 푸른 6월의 하늘은 깊고도 넓으며 희망과 용기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지나온 시간을 높고 푸른 하늘에 조용히 그려보며, 마음속에 파란 다짐 하나를 품어 봅니다. 꿈을 향해 걷다 보면 인생의 아름다운 낙조가 바다에 드넓게 펼쳐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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