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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1.19 15:06:54
  • 최종수정2022.01.19 18:00:00

이정균

시사평론가·전 언론인

정의당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20대 대선을 목전에 둔 정의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심상정 대선 후보가 6.17%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 정의당은 득표율을 훨씬 상회하는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장관인사청문회, 법안 제·개정, 정책 결정 등의 과정에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첨예할 때면 집권당은 물론 야당도 정의당을 쳐다보곤 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국정이 정의당을 중심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충북 지역의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정의당 사상 최초로 청주시의원(비례대표)을 당선시키는 새 역사도 썼다.

그렇게 잘 나가던 정의당의 20대 대선 후보 심상정의 최근 지지율은 최저 2.2%에서 최고 5%대다. 2.2%의 지지율은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의 지지율 3.2%만도 못하다. 급기야 심상정 후보가 지난 12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선거 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칩거에 들어갔으며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도 총사퇴했다. 닷새 만에 복귀한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이 어떤 당인가. '노동당'이라고 하면 북한의 노동당을 떠올리던 시절임에도 '민주노동당'을 창당해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일하는 사람을 위한 정치를 앞세워 자본주의 한국의 정치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당을 이어온 정의당이 아니던가. 여러 계파가 모인 태생적 문제로 인해 국가, 사회경제체제, 통일 등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를 둘러싼 질곡을 극복할 실천적 대안에서 서로 크고 작은 차이를 보이다가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피할 수 없었고, 이 과정에서 몇 개의 소수정당이 생기고 사라졌지만, 그래도 정의당은 살아서 오늘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려 야당의 비판과 여당의 옹호가 팽팽할 때 정의당의 데스노트에 오른 장관 후보자는 끝내 낙마했다. 정의당은 의석수 이상의 정치적 위력을 발휘했다. 집권당과 보수야당에 실망한 적지 않은 국민들이 정의당을 찾았다. 정의당 지지자 중에는 정의당이 추구하는 정책과 가치에 동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의당이 가고자 하는 길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더라도 기존 정당들과 차별되는 모습이 좋아서 우호적인 경우도 많았다. 정의당은 깨끗하고 도덕적이며, 정의당이 내세운 가치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실현하는 소신,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자세를 높이 샀다. 오로지 기득권만으로 버티는 거대 정당들이 국민에게 강요하는 무한한 피로감을 정의당의 신선함으로 나름 씻을 수 있었다.

그랬던 정의당이 대통령 선거라는 최대의 정치 시장에서 정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고 중층적이다. 당 안에서 보는 위기의 원인과 당 밖에서 보는 원인이 다를 수도 있으나 공통적으로 지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정의당답지 않았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의당에서만 느꼈던 신선함이 보이지 않았다. 기득권 정당 비판하더니 흉내 내다가 닮아버렸다.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사법개혁법안) 강행처리, 조국 사태, 박원순 사건 등에서 보여준 정의당의 얼굴은 민주당과 구분이 불가능했다. 정의당 스스로 존재이유를 반납했다.

정당이든 개인이든 집념보다 더 무서운 게 달리 있을까. 원내교섭단체 의석수(20석) 확보를 위해 영끌 투자한 정의당의 집념과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숙원인 사법개혁법안 통과에 혈안인 민주당의 묻지마 집념이 만난 기이한 동행에 원칙과 가치는 허상일 뿐이었다. 그러나 민주당과 정의당의 아름다운 로맨스는 거기까지였다. 21대 총선 직전 민주당이 개정 선거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버렸다. 한 순간에 배신당한 정의당의 정치적 계산이 꼬이고 스텝도 엉키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정의당도 보수 정당들을 뒤따라 차마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1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대승했고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 이전에도 못 미치는 의석을 얻고 패배했다. 정의당에는 민주당 2중대라는 정치적 자산만 남았다. 나는 정의당 추락 원인의 8할 이상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2022년은 정의당 창당 10주년이 되는 해다.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2000년 기준으로 20년이 넘는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척박한 정치문화 풍토에서 정의당은 다양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 강자가 아닌 약자, 다수가 아닌 소수, 중심이 아닌 변방을 위해 실험하고 실천해 온 정의당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과 계층의 대변자로서 정의당은 소중한 그릇이다. 정의당의 존재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다시 일어서는 정의당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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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