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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1991년 5월 12일.

연꽃이 피어난 모습의 아홉 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충북 진천읍 연곡리 483에서, 보탑사 창건의 우선 사업으로 3층 목탑 건립을 위한 첫 삽이 떠졌다.

신라 선덕여왕 때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운 장인 아비지의 후손들,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혜안의 명인들이 의기투합하여 참여했다.

대목수 신영훈, 단청화사 한석성, 도편수 조희환, 소목장 심용식, 와공 윤주동, 석공 김익진, 야철장 최교준, 조각장 이진형, 현장기사 정연상, 고건축 전문가 김영일(도감) 등.

80m 가까운 높이(아파트 27층 높이)의 황룡사 9층 목탑은 내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으나, 법주사 팔상전 5층 목탑과 쌍봉사 대웅전 3층 목탑은 1층만 개방되고 위로는 올라갈 수 없었다.

이에, 남원 실상사 백장암 3층 석탑(2층 난간에 올라앉아 비파를 뜯는 사람이 조각됨)과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부처님 양 옆으로 탑의 형상이 조각됨)에서 영감을 얻어, 황룡사 목탑의 양식을 따라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3층 목탑을 세우기로 했다.

'목탑 1층의 높이가 다른 일반 한옥 1층의 높이보다 높아야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그래야 하중을 견디는 힘이 생긴다.' 이것이 보탑사 3층 목탑 건축의 근간이었다.

목탑의 규모는, 아파트 15층에 달하는 높이 42.71m(탑의 높이 32.72m, 상륜 높이 9.99m)에, 연건평 193.27평(1층 60.14평, 2층 50.33평, 암층 41.40평, 3층 41.40평)이었다.

1층 대웅보전에는 가운데 찰주를 중심으로 네 귀퉁이에 사천주를 세우고 동서남북 각 방향에 부처님을 모셨다.

중앙 찰주에는 999기의 백자 소탑을 봉안했다.

2층 법보전에는 부처님 말씀이 들어 있는 회전형 서가 윤장대를 설치하였고, 3층 미륵전에는 미륵불을 모셨다.

미륵불 위 보개의 중앙에는 티베트서 가져온 금판을 붙였다.

탑 2층과 3층 사이의 암층(暗層)은, 지붕과 천장 사이에 생긴 공간에 만든 일종의 다락방과 같은 개념으로 이는 황룡사 9층 목탑 양식의 핵심 기술이다.

암층이 있기 때문에 내부 계단으로 오르내리며 각 층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암층의 벽면과 기둥은 다 한지로 도배, 목재가 이루고 있는 공명통과 흡음성이 뛰어난 한지의 효능으로 인하여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구석구석까지 잘 들리게 하였다.

3층에 12m의 긴 대들보를 걸었다.

이 목재만은 국내 생산이 어려워 외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였고 나머지 주요 부재는 태백산 일대에서 자란 홍송을 썼다.

누전 등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기 배선도 나무 속으로 넣지 않았고 붙박이 조명등도 설치하지 않았다.

언제나 플러그에 꽂아 쓰게 하였다.

상륜의 피뢰침이 지하로 연결되는 선은 숨기지 않고 탑 밖으로 노출시켜 만일의 일에 대비하였다.

상륜에 늘인 쇠줄을 어깨에 메고 끄는 70㎝ 크기의 동자상도 세웠다.

불에 타지 않는 방연제를 발랐지만, 만전을 기하기 위해 저수탱크를 크게 만들어 동력 없이 자체 수압만으로 3층까지 물을 뿜을 수 있게 하였다.

쇠 못 하나 쓰지 않고, 지붕에 흙 한 덩이 올리지 않은, 1천500명이 올라가도(회향식 때) 끄떡없는 보탑사 3층 목탑이 1996년 6월 9일에 완공됐다.

보탑사 목탑 처마는 1,2,3층이 중첩되고 있는 장엄한 아름다움을 보인다.

하늘을 향해 날개짓하듯 생동감이 넘친다.

귀퉁이에 서서 추녀와 선자 서까래(부챗살 모양으로 배열한 서까래) 부분을 함께 올려다보면 마치 공작이 화려한 날개를 편 듯하다.

처마 곡선이 매우 아름다운 조희환 도편수의 특장(特長)이 정점을 이룬 탑이다.

단청화사 한석성은 72세에, 생애 최고의 걸작인 보탑사 3층 목탑의 단청을 완성했다.

각 층마다 색과 무늬를 다르게 냈다.

2,3층 무늬는 고려시대 단청과 조선 초기 무늬를 바탕하였고 1층은 완전한 창작으로 만들었다.

색감은 현대인의 기호를 고려하였다.

보탑사 단청은 단순 명료하여 바라보기 좋다.

매년 사월 초파일에는 1층 사방불 앞에 수십 통의 수박이 놓인다.

신도들이 정성스레 올렸다가 7개월이 지난 동짓날에 다함께 잘라 먹는 신비의 동지 수박이다.

문화재청에서는 100년 이상된 유물 중 뛰어난 작품은 보물로 지정하며, 또 그중 뛰어난 것은 국보로 승격시키고 있다.

보탑사 3층 목탑은 사람이 걸어서 3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목탑이다.

백년의 2096년이 지나면 국보에 지정되리라는 믿음과 기대를 가지고, 탑을 세운 명인들의 저술과 구술을 참고하고 현장을 답사하여 2022년 11월 20일 그대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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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