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5.02.03 15:09:03
  • 최종수정2025.02.03 15:09:03

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설날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입니다.

설날은 음력 정월 첫째 날로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통 명절입니다. 설날은 온 가족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집안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는 풍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조상의 묘소을 찾아서 성묘하며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고 씨족사회의 안녕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미풍양속인 설날은 국운이 쇠퇴하던 구한말 을미개혁(乙未改革·1895)에 따라 1896년부터 태양력을 도입하면서, 양력 1월 1일을 '신정(新正)'이라고 지칭하여 전통적인 명절 설날과 구분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설날의 의미를 깎아내리기 위해 '구정'이라 부르며, 신정과 구정을 구분했다고 합니다.

신정과 구정을 구분하던 관습은 해방 이후 군사정부까지 지속되었으나, 일반 가정에서 설날의 문화는 계속되었습니다. 설날이 다가오면 전국에 흩어 지내던 가족들이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찾아오는 귀성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고향을 떠나 살던 가족들은 설날 다함께 모여 가족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고 음식과 덕담을 나누고 세뱃돈을 주면서 가족애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 가던 명절이었습니다. '설날 일찍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하여 하품을 하면서 버티던 모습 그리고 일찍 잠에 떨어진 동생들의 눈썹에 밀가루를 바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떡국을 나누어 먹고 집안 및 동에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다니던 기억도 어렴풋해집니다.

어릴 적 국가는 신정을 강요하며 설날을 없애려 했던 기억 또한 아련히 떠오릅니다. 공무원 집안이었던 우리는 쉬쉬하면 설을 지냈던 기억조차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민족의 정체성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지키기 위해 정신마저 잃지 않았던 수많은 민초들에 의해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결국 1985년 설날을 '민속의 날'인 공휴일로 지정하여 전통 문화를 존중하는 쪽으로 선회하였으며, 1989년부터는 '설날'로 복원하여 전후로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하였습니다. 현재 신정은 새해 첫날로 변경해 하루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신정과 구정이라는 단어는 없어졌고. '새해 첫날과 설날'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 선대에서 어렵게 찾은 설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설날'을 '구정'이라 부르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바꾸어나가야 할 언어입니다.

어쩜 '구정'이라는 언어는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상과 군사문화의 폭력이 베어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부르는 구정이라는 이름에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 이는 우리 스스로가 없애야 하는 언어입니다. 한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정체성은 언어에 함유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는 '구정'이 아니라 '설날'입니다. 설날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