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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21 16:24:32
  • 최종수정2016.12.21 16:24:31

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은빛억새 바람에 일렁인다. 초록의 푸른 빛깔은 잠시 울긋불긋 옻을 갈아입는 듯하더니 앙상한 속살을 드러냈다. 대지는 갈색으로 변했다. 땅에 납작 엎드린 냉이 등이 푸른빛을 머금고 있다. 저 멀리 호수보다 너른 물위에 오리들이 터를 잡고 있다. 가끔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비행하기도 하고 물살을 가르기도 한다. 둑방 나무에는 산까치들이 나무사이를 오가며 째재째재 소리를 지른다. 저 파란 창공으로 보라매 한마리가 바람결에 긴 날개를 펴고 비행을 한다. 자건거를 탄 라이더들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미호천이 금강과 만나는 합수머리이 광활한 습지 한켠에는 '금강과 미호천이 어우러지는 생명의 강'이란 비석이 서있다. 합강정(合江停)에 오른다. 시작점과 끝점을 바라본다. 시작점은 망이산 옹달샘이다.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의 끝은 서해 바다다. 그 한가운데 합강에 서서 1년간의 미호천 탐사를 돌아본다.

혹한이 몰아치던 1월 3일 합강을 찾았다. '미호천은 이곳에서 어떤 의미인가· 어떤 가치를 지녔는가·' '상생의 강' 미호천의 재발견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지역과 지역이 한데 모아 버무려지고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는 공간 그게 미호천과 금강의 합수머리다. 우리는 발원지인 음성 삼성에 위치한 망이산에 올랐다. 정상부에 두 개의 우물이 솟아난다. 물줄기는 다른 길을 따라 흐른다. 각 물줄기는 사람의 영역으로 내려오자 생명수로의 예를 갖추고, 온몸엔 사람으로 인해 발생한 더러운 오물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대소면 삼호리에서 합류하여 하나가 된다. 누가 양이 많은지, 깨끗한지 서로 묻지도 않는다. 이곳에서 미호천은 태생부터 '상생과 화합 강! 생명의 강!'임을 알렸다. 모래가 오염된 옷을 벗겨낸다. 물빛이 맑아진다.

봄의 생명들이 기지개를 켠다. 노란꽃이 방끗 웃고 나비가 그 위에 살포시 않는다. 나뭇가지의 새순이 고개를 내민다. 찬바람에 온기를 실어 나를 무렵 메마른 땅속에 있던 생명들은 누구랄 것 없이 먼저 나오려고 경쟁을 한다. 온 대지의 푸르름이 넘쳐난다. 자연 최고의 정화필터 모래도 오염된물을 다 정화시키지 못한다. 생활 및 농·축산 폐수 그리고 산업 폐수까지 미호천을 괴롭힌다. 태양이 강렬해지고 푸르름이 짙어지면서 천년의 다리 농다리, 평사리, 은탄리 등 미호천 최고의 절경을 통과한다. 농암모설 (籠岩暮雪), 평사낙안(平沙落雁), 적대청람(笛臺晴嵐, 갈탄어화(葛灘漁火), 우담제월(牛潭霽月)등 한시로 아름다움을 표현했던 상산팔경을 흐른다. 보강천이 합류하며 폭이 500m를 넘어선다. 수변에 자라난 식생들이 엉키면서 물가로의 접근이 어렵다. 둑방은 시멘트 열기를 위로 뿜어댄다. 그 틈에 환경부지정 유해생물 가시박과 단풍잎 돼지풀이 하천을 점령했다. 팔결과 까치내의 모래도 신대와 소로리를 넘던 쪽다리도 추억 뒷켠으로 밀려 났다. 황금벌판이 까까머리가 된다. 초록이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단풍이 땅과 입맞춤 할 즈음 한 두마리의 황오리가 보인다. 겨울철새들이 자리를 잡는다. 미곶강, 동진강에 쌓여있던 모래 둔덕 또한 육상화 되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는 습지를 만들어 새로운 생명들을 잉태하고 있다. 어느덧 금강에 맞닿는다.

하폭과 유량을 기준으로 4대강 다음으로 큰 미호천! 이제 미호강으로 부르자는 시민들의 염원이 바람결과 함께한다. 모래하천 미호천의 생명력은 경관의 수려함을 넘어서 생태자원, 역사문화, 인문지리, 농축산업, 민속 등 삶의 향기를 모두 담아 흐른다. 억겁년의 시간동안 사람과 함께 보낸 미호천은 미호강으로의 전환을 꿈꾸며 오늘도 묵묵히 큰 바다를 향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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