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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상산팔경 미호천에는 용(龍)이 살고 있다. 농다리에서 미호지를 오르는 고갯길 서낭당은 용고개이며 미호지(초평지)는 청용이 살아서 승천하는 모습을 지녔다. 평사낙안(平沙落雁)의 기암절벽을 굽이쳐 흘러내리면 미호천의 호수 소두머니가 나온다. 소두머니 깊은 물에는 청룡과 백룡이 살고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마을주민들은 물의 신(神)인 청룡과 백룡을 모시기 위해 신당을 세우고 매년정월 보름에는 동제를 지내고 가뭄에는 기우제를 지냈다. 이때 동네주민들은 개울에서 도리깨질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국세기'에 따르면 이곳 용신에게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빌면 영험이 있다하여 치성을 드리기 때문에 1년 내내 구경꾼들이 문전성시(門前成市) 하여 시장을 이루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용신제는 매년 10월에 실시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농악을 앞세우고 농기구로 소박하게 거북을 만들어 용신놀이를 하면서 하루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1920년까지 전승되다 명맥이 사라졌는데 1995년 진천군에서 재 발굴하여 계승되고 있다. 제 36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충청북도 대표로 출전해 문화체육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용신굿의 장소인 소두머니를 벗어나 매년 9월 중순경 개최되는 농다리축재 때 구곡리 마을 앞 세금천변에서 재현하고 있다.

소두머니에 이르렀다. 소두머니는 문백면 은탄리 갈탄(葛灘)마을에서 초평면 연담리 반탄(半灘) 반여울 사이의 호수처럼 넓은 미호천의 지명이다. 은빛모래사장과 금빛물결위로 기암괴석이 솟구쳐 올라 태봉산(胎封山)을 만들었다. 태봉산은 다시 소두머니의 잔잔한 물결에 내려 앉아 은은한 자태를 드리운다. 그 모습에 반해 조선시대 김진환 시인은 비가 갠 후 우담에 비치는 밝은 달빛을 바라보며 서정적으로 노래했다.

달은 우담에 있는 나무 그늘에 걸렸는데(牛潭月掛樹陰繁)

아름다운 경계는 비 개인 마을에 서리었구나.(光景偏多霽後村)

경굴은 짙은 안개 헤쳐 버린 듯(瓊窟披來濃霧色)

금물결은 진세의 때 묻은 흔적 씻었구나.(金波洗出点塵痕)

'우담제월(牛潭霽月)'은 진천군에서 펴낸 '내 고장 전통 가꾸기-제영' 편에 수록되어 있다.

우담(牛潭)의 표현은 소머리처럼 큰 산을 담을 수 있는 호수에서인지 소를 제물로 바치는 용신굿을 해서인지, 이무기가 소를 잡아먹고 머리만 남겨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미호천 강물이 만들에 낸 큰 호수임은 분명하다, 지금의 소두머니는 사람은 떠나가고 어느 종교재단에서 건축하다 부도난 노인요양원만 덩그러니 남아 쓸쓸함을 더해준다.

소두머니를 내려서면 반탄(半灘)마을 즉 반여울 마을이 나온다. 미호천의 모래가 모이면서 제방이 만들어지고 급류인 여울이 생겨 반여울 이라 칭했다. 반여울의 자연보 덕에 소두머니가 만들어져 미호천 제1의 절경이 탄생했다. 넓은 호수 덕에 물고기들은 쉼터를 만들어 성장하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먹거리를 제공받았다. 자연의 고마움과 기암괴석과 함께 어우러지는 풍광은 사람들에게 전설을 만들어 숭배하게하고 스스로 가꾸고 섬기게 하였다. 이렇게 고귀하게 지켜온 우리의 삶터는 자연은 20세기 중·후반부터 추구한 삶의 편리성으로 급격하게 파괴되기 시작해 회복불능의 단계에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연을 우리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하면 상처를 훌훌 털어내고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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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