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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보은은 백제와 신라의 격전지로 삼국시대 치열한 영토 쟁탈이 있던 곳이다. '자고 일어나면 신라가 다음날은 백제가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런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보은은 속마음을 겉으로 내 보이지 않는 지역 정서를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뒤에서 수군수군 하는 이야기가 민중들의 입으로 전해지며 분위기를 형성해 간다.

여름 장마가 지나가면 풀 나무들은 쑥쑥 자란다. 서로 경쟁하며 도로로 삐져나온다. 지나가는 행인이나 주행하는 차에게 불편을 초래 한다. 불편을 넘어 안전을 위협한다. 그런 연유로 자치단체들은 도로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다. 도로 정비가 잘된 지자체들은 지역 주민들의 안전한 삶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 또한 행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지난 주말 호점산성을 다녀왔다. 호점산성은 회인면 용곡리, 회남면 남대문리와 거교리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고로봉형 석축산성으로 넓은 골짜기를 중심으로 전체 둘레가 2.4~2.5㎞에 달한다. 용곡리에 위치한 산성 동문주차장에 닿았다. 입구부터 넝쿨 등이 길을 막았다. 잠깐 넓은 길이 나타나더니 접목과 넝쿨에 잠식당한 길을 헤쳐야 했다.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았다. 동문에 도착했다. 산성의 흔적이 보인다. 정상 2.4㎞라 적혀있는 입간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향했다. 근래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다. 산행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북문능선에 도착했다. 경사면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설치된 지 얼마 안 된 시설물이다. 입간판과 함께 설치한 듯하다. 성벽이 뚜렷하게 보인다. 점판암으로 겹겹이 쌓인 성벽이다.

서문을 지나 전망대 정자에 올라섰다. 정자에는 호점산성등산대회 추진위원회에서 붙인 코팅된 안내문이 비바람에 찢기어 녹슨 압정에 흉물스럽게 박혀있다. 정자 옆 입간판에 전망대 337.8㎞로 적혀있다. 해발 337.8m의 오류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입간판의 다순 오류라기보다 꼼꼼하고 촘촘히 챙기지 못한 행정의 오류이자 우리의 민낯이다. 성벽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길을 가로 막은 고목을 치우며 오른다. 남대문이다. 아마도 남문을 남대문이라 표기 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상 치알봉(354봉)이다. 좌측 지능을 따라 동문 계곡에 도착했다. 넝쿨 숲을 조심스레 빠져나와 주차장에 닿았다.

어디하나 제대로 정비되고 관리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누군가 "우린 왜 그래. 다른 자치단체 가면 잘 정비되었는데. 챙피해 죽겠어"란 말을 내 뱉는다.

군민의 안전과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도시형 농촌 보은!'은 현수막 들고 사진 찍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촘촘하고 꼼꼼하게 군민들의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만들어진다. 부끄러운 군민이 아닌 자랑스런 군민으로 거듭 태어나는 보은을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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