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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선열들의 숨소리를 듣는다-⑪윤병한 선생

총칼로 대한제국 지키던 참된 군인, 나라 잃자 손에 쥔 태극기
경술국치 후 고향 진천서 농민계몽운동
3·1운동 이후 광혜원서 만세시위 주도
급파된 일본 헌병 무차별 사격에 체포
3년형 받아 옥고 치르다 1932년 순국

  • 웹출고시간2019.06.04 20:51:21
  • 최종수정2019.06.04 20:51:21

진천군에 위치한 '6·25격전지비'

[충북일보] 대한제국 육군참위(陸軍參尉) 중암(重岩) 윤병한(尹炳漢·1873~1932).

대한제국을 수호하는 군인이었던 진천 출신 윤병한 선생은 일제가 군대를 강제해산하자 의병에 투신, 일제에 항쟁했다.

가슴 아픈 역사로 기록된 경술국치(庚戌國恥)로 국권이 침탈되자 고향인 진천으로 내려와 농민계몽에 몸을 바친다.

윤 선생은 조림사업을 위해 면유림을 대여받아 서산계(西山契)를 조직, 계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시기 광혜원 동지던 정관옥(鄭寬玉)·오은영(吳殷泳) 등과 의논해 자신이 경영하는 회죽리(會竹里) 일대 면유림에 식목하는 날을 이용, 거사를 일으키기로 했다. 거사일은 4월 2일이었다.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한 이들은 당일 식목작업 중 독립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선두에 서자 그 뒤로 정운화(鄭雲和)·남계홍(南啓弘)·백선옥(白先玉)·이영호(李榮鎬) 등 200여명이 독립만세를 따라 외쳤다.

윤 선생은 마을 안을 행진하다 만승면(萬升面) 사무소에 당도, 면서기에게 "같은 조선사람으로서 독립만세시위에 참가하라"고 요구했다.

면사무소에 돌을 던지고, 곡괭이 등으로 파괴하는 등 시위는 점차 격렬해졌다. 시위 행렬은 면사무소 인근 신축 중이던 헌병주재소로 달려가 건축자재 등을 폐기하고, 벽을 곡괭이로 헐어버리는 등 참지 않았다.

이튿날 열리는 광혜원 장날을 이용해 독립만세시위를 확대하기 위해 이날 저녁 면사무소에 찾아가 광신사(廣信社)에서 만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라'는 경고문 등을 김동화(金東華)를 시켜 백지에 쓰게 뒤 면사무소 소사인 박수문(朴壽文)에게 20여매를 인쇄하게 해 이날 밤 장터 요소요소에 붙여놓게 했다.

마침내 이튿날. 윤 선생은 장터에 모인 2천여명의 군중 선두에 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광혜원 헌병분견소장의 원군 요청으로 진천에서 지원된 일본 헌병 10여명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유치선(柳致先)과 그의 어머니가 적탄에 맞아 현장에서 희생된 것을 비롯해 시위대 10여명이 순국하고, 시위대는 많은 부상자를 낸 채 해산했다.

시위 다음날인 4일 증파된 일본 헌병 20명을 광혜원 독립만세시위 주동자를 색출하기 시작했다.

윤 선생과 그의 동지들은 이때 헌병에 붙잡힌다. 같은해 9월 18일 고등법원에서 소요 및 출판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옥고를 치르게 된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데 투신한 대한제국의 참된 군인이자 독립운동가 윤병한 선생은 1932년 10월 4일 나라의 광복을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된다.

정부는 윤병한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그가 순국한 지 68년이 흐른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한다.

충북남부보훈지청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군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그를 '6월 우리고장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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