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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길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쇄신한다더니 예산 증액·조직 확대, 시의회 예산 삭감 기류
"오락가락 행보는 지역 정치권의 알력 다툼의 산물" 주장도 이어져

  • 웹출고시간2023.04.23 15:20:13
  • 최종수정2023.04.23 15:20:13
[충북일보]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개막 4개월여를 앞두고도 예산 증액과 조직 개편 등에 대한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며 '갈팡질팡' 길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해 부실 회계 여파로 존폐 위기까지 몰린 데 이어 최근에는 예산 증액과 프로그램 운영을 놓고 시의회와 집행부가 이견을 보이며 혼란을 겪고 있다.

23일 제천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예산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됐다가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10억 원을 증액했으나 시의회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에서 증액안을 부결했다.

상임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전원 반대하며 3대3 동수로 부결된 것.

민주당 측은 "집행부가 올해 영화제를 축소 개최하고 쇄신하겠다고 해놓고서 사업비를 증액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시는 올해 영화제를 이른바 '쉬어가는' 영화제로 운영하기로 하며 고강도 쇄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박기순 제천부시장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프로그램 운영 등이 예산초과 지출 사태를 일으켰다"며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쇄신안의 골자는 영화제 규모의 축소로 올해 영화제를 시 추천 2명, 시의회 추천 1명, 영화제 사무국 추천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임시 추진위원회를 통해 비상 체제로 운영하기로 하고 기존 영화제 전반을 주관하던 집행위원장은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

영화제 사무국 조직도 정비해 서울△제천으로 양분된 사무국을 제천사무국으로 일원화하기로 했으며 인원도 20여 명에서 5명 정도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입장은 180도로 바뀌며 비상 체제로 운영하겠다던 임시 추진위원회는 현재 가동을 멈춘 상태고 슬그머니 영화제 이사회를 열어 이동준 음악감독을 집행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사무국 조직도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로 영화제 측은 최근 서울 사무국 사무실을 임대 계약하고 홈페이지 등에 영화제 스태프 모집 공고도 냈다.

특히 영화제 관련 예산도 대폭 증액에 나서 시는 최근 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영화제 관련 예산 10억 원을 증액 반영했다.

이번 추경에 반영한 10억 원 중 5억 원은 개·폐막식과 원썸머나잇 등 영화제 운영비고 5억 원은 영수증 콘서트 개최 비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제323회 시의회 임시회 자치행정위원회는 2023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10억 원이 증액 편성된 영화제 운영예산을 부결했다.

영화제를 둘러싼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영화제를 실제 운영하는 영화인들에게 기획권을 줘야 한다는 영화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화제를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는 지역 정치권의 알력 다툼의 산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시의원은 지난 20일 시의회 행정위에서 "아무리 영화계의 요구가 있었다고 해도 (시의 수 차례 입장 번복은)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힘 있는 누군가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여기에 김창규 제천시장이 최근 관행적으로 시장이 맡아온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과거 영화제를 창설한 엄태영 국회의원에게 넘기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 정치권 안팎의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영화제 증액 예산은 오는 24~2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결론지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예결특위는 국민의힘 5명 민주당 3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대부분 영화제 예산 증액에 찬성을, 민주당은 반대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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