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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매봉산은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등산이나 쉼터의 작은 산이다. 산기슭에는 청주시 서원구 매봉로 179에 화암사가 있고 주지 스님이 부임해 온지 22년이 되었다. 비록 사찰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약 3천여 명의 많은 신도가 찾아와 기도하는 알토란같은 도량이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어 지쳐있는 세태다. 이때 심신을 위로 받고자 찾아 와 스님과 상담 후 심신의 안정을 찾았다며 신도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치유의 사찰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주지 스님의 법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화암사 옆으로 난 좁다란 오솔길로 오르다 보면 불상의 단아한 미소와 평온한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껴 불자가 아니더라도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게 된다. 이 불상은 2010년에 충북유형 문화재 제316호로 지정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으로 고려 시대의 불상으로 전해진다. 이는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당산 공원 내 일본인 신사 터에 옮겨졌다가 해방 후 청화사로 이전했다고 한다. 청화사는 화재로 소실되어 없는 빈터에 5층탑이 흔적으로 남아있을 뿐이고 석조비로자불좌상과 함께 매봉산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다.

석조비로자불좌상은 비록 화암사의 소유는 아닐지라도 문화재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화암사 주지 스님께서 밤낮으로 지성을 다하여 계속 관리해 왔기에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잘 보존된 것은 순전히 스님의 공덕이 자명하다. 고려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가 약 70㎝인 석조나한상 2구와 조선 초기에 간행된 여러 권의 경전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목판본인 '십지론경 2권'과 '금강경 상·하 2권', '수륙무차평등재요' 등의 귀중한 역사적인 자료를 봉안하고 있다. 이 모든 경전의 간행 된 시기는 임진왜란 이전에 출간된 것으로 그 당시의 불교문화는 물론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는 희귀한 경전들이다. 이와 같은 귀중한 자료들은 당연히 불교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아야 할 학술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찰에서 소장한 문화유산의 가치로 볼 때, 불·법·승의 3보를 지닌 사찰이 아닌가 한다. 이들 문화자산은 아직까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으나, 문화재로 지정을 받고자 현재 화암사 주지 스님의 노력으로 신청하여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주지 스님은 매년 지역 내 불우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현금 기부도 아끼지 않고 한다. 연간 기부액은 모충동과 타 지역까지 합하면 상당한 액수가 된다. 불우 이웃돕기로 쌀, 연탄, 김장철 고춧가루 나누어 주기, 새해맞이 떡국봉사, 등산객과 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먹는 물 등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근처 노인정과 주민센터에서 하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에는 외지인들이 산기슭에 와서 촛불을 켜 놓고 기도를 하는 장소였고 우범지역이었다고 한다. 스님이 부임한 후부터 산기슭에서 촛불을 피우는 행위나 담뱃불로 인한 산불예방 교육은 물론 자연재해에도 철저하게 관리 하였다. 그 결과 주변 환경이 깨끗해졌고 불량 청소년들의 출입이 없어졌다. 이와 같이 주지 스님은 지역사회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셨다는 것을 주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스님께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은 매우 고마운 사찰이라 여기고 있다. 이런 공로로 주지 스님께서는 지난해 말 이범석 청주시장님께 공로패를 받았다.

현재 문제는 화암사의 부지 소유주는 민간 사업자에게 땅을 매각하였다. 지금 매봉산 자락에 한화포레나에서 1천84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건축 하는 중이다. 민간개발사업으로 그 땅이 매봉근린공원부지가 되어 청주시에 기부체납 되었다. 그래서 화암사가 없어질 처지에 놓여 있어 심히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화암사의 3천여 명의 신도들과 뜻을 함께하는 지역주민과 시민, 각처의 문화재를 사랑하는 분 9천400여 명이'화암사를 지켜주세요'하고 힘껏 발원하고 있다.

화암사는 기도도량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불자들의 안식처이며 귀의삼보 도량으로 미래의 귀중한 문화자산의 사찰이다. 화암사는 지역시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상생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보존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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