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임경자

수필가

설날을 며칠 앞둔 섣달 그믐께다. 이른 새벽인데 카톡 소리가 요란하다. 궁금하여 핸드폰을 열어보니 넷째 여동생이 신생아를 안고 있는 사진과 손자를 얻었다는 사진과 함께 문자가 보인다. 반가운 소식에 7남매의 톡방은 출산 축하 메시지로 가득 찼다. 곧바로 넷째 동생과 영상통화로 산모와 아가의 건강상태를 물으니 아가도 건강하고 산모도 건강하다고 했다. 동생은 연신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우며 얼떨결에 할머니가 되었다고 계면쩍어 하며 좋아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니 12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 첫째 외손녀가 태어났을 때는 나 혼자만 손녀를 얻은 것처럼 황홀하고 감격하여 어쩔 줄 몰랐다. 곧바로 날아가 산바라지를 하면서 신생아를 씻기고 먹이는 일이 서툴고 힘들어도 그저 좋기만 했다. 그 후 2년 터울로 둘째, 셋째 손녀를 안겨 주었을 때도 마냥 좋았다. 지금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무럭무럭 자라주는 재롱둥이 손녀들이다. 예쁜 손녀들은 고사리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악기연주를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내온다. 이렇게 할미에게 늘 기쁨과 웃음꽃으로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행복 바이러스다. 새 생명의 탄생은 소중하고 신비로운 존재다. 계묘년 새해 벽두부터 새 생명의 탄생으로 우리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겨 준 조카 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농경사회 때는 가정 형편이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생기는 대로 출산해서 보통 7~8남매를 두었다. 그렇게 부모 슬하에 여러 형제들로 구성 된 대가족이 옹기종기 살 부비며 생활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님들은 참 대단한 분들임에 틀림없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저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생기는 대로 출산했으니 출산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인구는 자연히 증가되어 비좁은 공간에서 학급당 4~50여 명의 아동들이 수업을 해야만 했다. 책상과 책상 사이에 통로가 없어 심지어 책상 위를 밟고 다니기 일쑤였다. 교실은 비좁고 아동 수는 줄지 않아 늘 시끌시끌했던 교실 분위기였다. 과밀학급으로 2부제 수업으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교실을 사용해야만 했으니 그 고충이 말 할 수없이 컸다. 그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조용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생활지도를 하며 지냈다. 지금은 시끌벅적대던 그들의 목소리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산아제한을 목적으로 한 가족계획을 통해 출산율을 낮추는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다. 산아제한 정책으로 40여 년도 안되어 인구절벽의 시대가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초저출산국가라는 꼬리표를 달았고 날로 초고령 사회로 치닫는 현실이다 보니 빨라도 너무 빠르다.

문학 지도로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일이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너무 조용해서 유리창 너머로 살짝 엿보면 쉬는 시간인데도 아이들 소리는 별로 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고 떠들썩했던 교실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지금은 한 학급에 24명의 아동들이니 그 소리를 들으려 해도 들을 수 없다. 전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인원이라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따름이다.

얼마 전 고향에 볼일이 있어 가던 중 우회도로 한 쪽에 있는 현수막에 눈길이 갔다. 그 곳에 있는 플래카드에 "엄마 아빠에게 와줘서 고마워" 이런 문구였다. 궁금하여 보은군 홈피를 열어보았더니 '새 생명 탄생 광고는 출산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해 보은군에서 올해부터 추진하는 제도'란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심각한 문제해결을 위해 군 당국에서도 노력하는 출산장려정책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정책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젊은이들이 결혼, 출산, 취업, 주택, 자식 등을 포기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난한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을 보면 저 출산 문제는 경제성장과 고도화 된 사회변화에 따르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관 등이라 생각된다. 이 어려움을 우리 모두가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처하여 보다 살기 좋은 환경이 되도록 힘을 모을 때다. 사람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면 힘차고 우렁찬 어린이들의 소리가 이 강산 곳곳에 희망의 꽃이 되어 아름답게 피어나지 않을까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