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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다리의 기원은 원시 시대부터라고 한다. 원시인들은 주로 계곡물이나 개울을 걸어서 건너거나 뛰어넘어 다니다가 징검다리나 외나무 다리를 놓게 되었다. 차츰 지혜를 발휘해서 강이나 내川가 있으면 반드시 다리를 놓았다. 이렇게 다리는 하천 위에 세워져 사람과 물건을 물에 젖지 않고 안전하게 건네주는 유용한 수단이자 통로다. 그 통로를 이용해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가교가 된다.

요즈음 들어 폭 넓은 강이나 섬과 섬 사이에 놓은 연육교 같은 명품 다리가 우리나라만 해도 그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서울에 있는 반포 대교의 분수 다리는 그 어느 나라에 있는 다리 못지않게 아름다운 다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인천대교라든지 서해안의 고군산열도와 남해안의 섬과 섬을 연결한 다리는 생각만 해도 엄청나다. 곳곳에 놓인 아름답고 절묘한 다리를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그 기술력에 놀라고 미적으로 설치한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터진다.

내 고장 청주에는 무심천 위로 놓인 다리가 상당히 많다. 상류부터 장평교, 방서교, 용평교, 수영교, 청남교, 모충인도교, 모충교, 남사교, 구청주대교, 청주대교, 제1운천교, 흥덕대교, 제2운천교, 송천교, 충북선철교, 까치내교등이 있다. 모충대교 옆에 인도교로만 쓰이는 옛 다리가 있고 청주대교 옆엔 역시 인도교로 쓰는 구청주대교가 있다. 흥덕 대교에는 고가 다리인 차량 전용도로가 있고 그 밑으로 두개의 다리가 있다. 송천교도 우회도로 교량 아래 두개의 교량까지 무려 스무 개나 된다. 군데군데 있는 징검다리까지 치면 다리는 훨씬 많다. 이 많은 다리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운 운치나 멋스러움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지만 다리 역할은 톡톡히 한다. 그 많은 다리 가운데 아련한 추억 속에 빠져들게 하는 그 이름도 아름다운 '꽃다리'가 있다.

나에게 꽃다리는 청주교대를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인연이 있는 다리다. 청주의 남쪽에 있는 다리는 석교동과 모충동을 이어주고 있다. 그때의 다리는 폭이 좁아 인도도 없고 길바닥도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했다.

1969년도에 그 남다리 옆으로 다리 공사가 시작되었다. 한창 공사 중인 것을 보고 발령 받아 시골로 갔다. 얼마 후 나와 보니 새로 놓은 다리는 전에 있던 남다리보다 훨씬 넓고 훤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왕복 4차선의 차도와 인도까지 있으니 통행하는데 아주 좋았다. 큰 다리가 건설 되면서 주택이 늘어나고 시내에 있던 관공서도 이전하게 되었다. 그와 함께 통행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차량도 더 많아지게 되었다. 튼튼하고 새롭게 변한 넓은 남다리를 바라보면 편리하고 고마운 마음에 감탄사만 나온다.

새로 놓은 다리 옆으로 있는 구 다리 위에 화단을 조성하고 각종 꽃과 나무들을 심어 가꾸기 시작했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꾸며 놓아 시민들의 정서를 순화시켜주는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누구나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꽃길이었다. 이곳에 오면 화난 얼굴도 찌푸린 마음도 이어지는 감탄사에 환하게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이 곳에 '꽃다리'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었다고 본다.

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남편은 곱게 핀 꽃나무를 배경으로 나를 세워놓고 우아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라며 사진 찍기를 즐겼던 장소이기도 했다.

수십 년의 세월을 수곡동에 살면서 이 꽃다리를 다닐 때마다 쑥스럽고 황홀했던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누구나 꽃구름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꽃다웠던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마다 자리 할 것이다.

97년에는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고 확장하면서 꽃다리를 철거하고 지금의 청남교를 만들었다. 꽃으로 장식되었던 꽃다리는 없어졌지만 '꽃다리'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 어느 지역에도 없는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인 아름다운 꽃다리에서의 지난날 곱디곱던 추억이 오늘도 나를 행복으로 이끌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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