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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빅토르 위고는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다고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곧 자기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또는 말로 하지 않아도 자신의 속마음을 노래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말이다. 즉 한 마디의 노랫말에 담긴 의미는 백 마디 말보다 효과가 크다는 뜻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한히 애쓰고 노력하는 모양이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흥 많은 민족으로 알려져 왔다.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에 우리 민족을 일컬어 '노래와 춤을 좋아하다보니 밤이면 남자와 여자가 무리지어 노는데 귀천이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라 시대 처용이 아내를 빼앗은 역신을 쫓기 위해 부른 처용가는 서울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다가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가랑이가 넷이도다. 둘은 나의 것이었고 둘은 누구의 것인가 본래 내 것이었는데 빼앗긴 것을 어찌 할꼬 하며 탄식의 노래를 불렀다니 참 서럽고도 아름다운 노래다. 이렇게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일상생활 속의 희로애락을 노래로 표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전국으로 영업적인 노래방이 생기기 시작되었다. 그 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어 크고 작은 모임이나 가족끼리도 회식하고 난 후에 필수코스로 가는 곳이 노래방이었다. 점차 일반 가정에도 노래방 기기가 설치되어 가족끼리 노래자랑대회가 열릴 정도로 노래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이 되었다고 본다.

교직에 있을 때 교실에서나 소풍을 가서도 오락시간에 오직 동요 곡만을 부르라고 강요했다. 어쩌다 귀여운 재롱둥이 어린이가 유행가를 부르면 깜짝 놀라며 못 부르게 제지했던 일이 많았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동의 재능을 막은 것 같아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 그때는 교육과정만 의존했을 뿐더러 시청각 자료 부족으로 그저 라디오만 의존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은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본다. 심지어 7세 유아도 인기가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문화 발전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음악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코로나19로 누구 할 것 없이 우울했던 때다. 그즈음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미스터트롯 선발대회를 시청하려고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기다렸다. 젊고 발랄한 신세대들의 열띤 노랫소리를 듣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너나할 것 없이 좋아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프로그램 덕분에 외롭고 우울하게 갇혔던 마음을 활짝 열어 준 구원의 시간이라고 여겼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은 몇 년 전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는 슬픔을 겪었다. 외로움에 젖어 울적하고 슬픈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몇 년 동안을 그 어느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허전함을 그리움으로 가득 채웠다. 두문분출로 생활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어쩌지 못하는 내 마음이 야속했다. 그랬던 그가 미스터트롯선발대회에서 선발된 신인가수가 부르는 노래에 반했단다. 허전하고 슬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고 신이 나서 열변을 토했다.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흥이 나고 사는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열렬한 펜이 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를 보면서 대견스러워 보였다. 드디어 지인은 그의 펜클럽의 일원이 되었다며 일상이 바빠졌다. 전국 각처에서 공연하는 그 가수의 콘서트 장을 열일 젖히고 빠짐없이 찾아다니는 왕 펜으로 활동한다. 그는 그 가수가 부르는 곡을 톡으로 보내주고 그의 CD를 사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며 홍보도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노래를 좋아하면서 외로운 마음을 치유 받은 그의 변화에 큰 감동을 받게 된 나는 그에게 아낌없이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외롭고 쓸쓸한 마음에 청량제가 되고 보약이 되는 음악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꾀꼬리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참 부럽다.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영양제가 되는 음악인 것을…

깊어가는 이 가을에 아트홀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음악 감상으로 쓸쓸한 마음을 달래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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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