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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새싹이 움트고 꽃피는 봄이다. 긴 겨울이 지난 후 봄은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봄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남녘에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리는가 싶더니 아파트 정원에도 매화꽃과 산수유 꽃이 환하게 피어나고 있다.

지역별로 꽃피는 시기가 다르지 않고 모든 꽃들이 지역을 불문하고 동시다발적으로 피어 꽃대궐을 이룬다. 이런 현상은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지구촌의 모습이 변해가고 있어 우리를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매년 전국 각처에서 떠들썩하게 펼치던 꽃축제도 바이러스의 전파로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봄꽃은 여전히 피어나는데 사람들만 한겨울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꽃소식에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지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꽃놀이를 떠났다. 무심천변의 벚꽃도 탐스럽게 피어 볼만하겠지만 오다가다 볼 수 있는 곳이고 차량도 많이 다녀서 복잡할 것 같았다. 그래서 사람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시외로 향했다. 대청호변의 벚꽃길이 볼 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황홀한 기대를 갖고 청남대쪽으로 접어들다 보니 먼 산에는 벌써 산 벚꽃도 환하게 피어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산 벚꽃은 평지 벚꽃이 지고난 후에 피었는데 벌써 만발이 되었다. 회남 방향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고갯길이다. 그 꼬부랑길의 가로수가 모두 벚나무로 되어 있고 가지마다 피어난 꽃들이 우리를 반겨주는 듯했다. 오가는 차량도 없고 사람도 다니지 않는 길이라 천천히 달리며 꽃 감상에 빠졌다. 도로변에는 키 작은 제비꽃, 민들레, 냉이 꽃이 지천으로 피어 오가는 길손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었다. 또 산기슭에는 분홍빛 진달래꽃이 손짓을 해 주고 가끔은 목련과 개나리꽃이 벚꽃과 하모니를 이뤄 함박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온갖 꽃들이 산과 들에 피어 벌 나비도 꽃잔치에 동참했다. 그것을 보는 우리네 마음도 푸른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기분으로 환호 소리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드디어 대청호변 길로 접어 들었다. 한쪽에는 잔잔한 대청호수와 환하게 핀 벚꽃가로수길이 어울려 장관을 이뤘다.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풍광에 반해서 쉼터에 차를 세워놓고 꽃그늘 아래 자리를 잡아 앉았다. 사방을 두루 살피니 미세먼지도 없고 공기도 맑고 햇살도 아낌없이 온 누리에 가득 찼고 드높은 창공은 더없이 푸르고 고았다. 본의 아니게 긴 시간동안 집안에만 갇혀 마음속에 쌓인 답답함과 웅크렸던 어깨가 저절로 활짝 펼쳐졌다. 생각해보면 젊은 날은 자신을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그 모든 것들이 부질없었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순간순간 깨닫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모르고 바쁘게만 살아 온 그때가 아쉽다 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싸가지고 온 물과 쑥버무리를 입에 넣으니 쑥 향기에 젖었다. 오감으로 느끼는 봄을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이렇게 예쁘고 황홀하게 해 주는 봄 향기 가득한 자연 속에서 위안과 평화로움을 느껴보았다.

꽃은 마음을 기쁘게 해주며, 밝고 환하게 해 주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꽃마다 그에 맞는 꽃말을 품고 있으며 그 꽃말은 다양한 뜻이 담겨있다.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꽃이기에 자기의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주고받는 꽃 선물로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기가 탄생할 때, 생일 때, 사랑을 고백할 때, 입학이나 졸업식을 할 때, 상을 받을 때, 승진을 했을 때 등등 기쁨을 위해 주는 축하의 꽃이다. 심지어 마지막 길을 장식하는 것도 꽃이다. 살다보면 사소한 일로 서운했던 감정이나 토라졌다든지 아무리 화가 났을 때라도 꽃을 보면 한 순간에 봄눈 녹듯 녹는다. 꽃을 보면 꽃 선물을 보내준 분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고 생각이 난다. 일상에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도 기분전환으로 꽃을 사게 된다. 또 우울증이 해소되기도 한다니 명약 중에 명약이라 생각된다. 그러하기에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마음을 대신하는 꽃이 큰 선물임에 틀림없다. 꽃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가 하면 훈훈하고 넉넉한 마음을 갖게도 한다.

꽃을 좋아하는 마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같다고 본다. 그것은 어떤 꽃이든 꽃은 저마다의 향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인가 한다. 봄이 되면 꽃이 다시 피어나듯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의 삶도 다시 화창한 봄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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