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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

수필가

정보 통신의 시대에 사는 우리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편리하고 다양하게 도움을 받는 것이 핸드폰이 아닌가 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 노릇을 단단히 해 주기 때문이다. 어쩌다 눈에 보이지 않거나 잊어버리고 챙기지 못하고 밖에 나가면 불안하여 일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다. 그것은 연신 전해오는 새로운 정보나 불특정 다수와의 소통 때문이다. 그러니 핸드폰에 의지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핸드폰 활용 능력이 부족해도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이용해도 너무 편리해 참으로 고마운 통신기기다.

때로는 각종 문자를 수시로 확인하다보면 필요 없는 문자에 허비되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시로 날아드는 보이스피싱 문자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든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그들의 거짓 문자에 속아 피해보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그들의 범죄 수법이 다변화 되어 다양하게 유혹하는 문자가 활개를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속임수에 속지 말라는 홍보를 언론매체나 지인들을 통해 들을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

그런데 얼마 전에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무슨 문자인지 궁금해서 얼른 핸드폰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엄마 나 폰이 먹통이 됐어. 그래서 서비스 받으러 갖다 줬는데 내일 고쳐준다네. 그러니 내 전화로는 절대 전화하지 말고 지금 이 전화번호로 전화해 줘. 엄마 전화 기다릴게"이런 내용의 문자다. 막상 그런 문자를 받고 보니 당황이 됐다. 읽고 또 읽어봐도 딸이 보낼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았다. 곧 딸에게 전화를 하니 핸드폰 신호가 울리자마자 딸이 받았다. 반가운 마음에 "핸드폰은 이상 없지"하고 묻자마자 딸은 "이상 없는데… 혹시 이상한 문자 받았느냐"고 되물었다. 문자 온 내용을 말했더니 그거 보이스피싱이니까 절대로 누르지 말고 삭제하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전화를 끊고 문자를 삭제했지만 한동안 신경이 쓰였다. '그들은 내 전화번호를 어찌 알고 그런 전화를 했을까, 혹시 내 신상 정보가 다 노출되었다는 말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찝찝하고 불안했다. 그 후부터 발신자가 불분명한 전화나 문자는 절대로 받지 않는다. 최근 들어 그들은 고도화 된 수법으로 순수한 사람들의 약점과 어려움을 이용하는 범죄행각을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지식인은 물론 지위가 높건 낮건 간에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그들의 수법에 자칫하면 속아 넘어간다고 한다. 남의 돈을 탐하는 그들의 농간을 당해낼 방도가 없다. 통계에 의하면 다양한 범행수법과 종류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어 당하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피해 금액은 더욱 늘어났다고 하는 보도다.

아무튼 상습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작정하고 지능적으로 속이려는 그들의 범죄 행위가 얄미울 따름이다. 보이스피싱은 사회의 기생충임에 틀림없다. 우리 사회를 좀 먹는 그들의 소행을 생각할수록 씁쓸해진다. 그들의 속임수에 당하지 않으려면 확실하지 않은 문자나 전화는 무조건 답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고 있다. 때로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거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가 많다. 그런 거짓말은 상대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는 한 삶의 윤활유가 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든가 순간의 잘못을 모면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은 참 나쁘다. 그런 나쁜 거짓말은 당하는 사람에게는 씻지 못할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어제의 친했던 사이가 오늘은 적으로 변하는 일이 흔하다.

어찌되었든 나쁜 거짓말로 하여금 순진하고 정직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죄악이다. 최신 통신기기를 통해 온갖 감언이설로 순박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들이 버젓이 활보하는 사회가 되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어쩌다가 불신풍조가 팽배한 사회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공동체 사회에서 정답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참으로 쓰리고 아픈 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보다 정직하고 믿음 있는 사회, 맑고 밝은 사회가 그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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