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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북문로1가 사진소품샵 '메이피프스(Mayfifth)'

#소품샵 #카페광순 #엽서 #달력 #마스킹테이프 #사진

  • 웹출고시간2023.01.31 14:01:13
  • 최종수정2023.01.31 14:01:13
[충북일보] 시간의 흐름이 변한 것도 아닌데 세상이 빨라졌다. 모든 것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수많은 영상이 각종 플랫폼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돼 건너뛸 수도, 반복해서 볼 수도 있는 화려한 콘텐츠다. 손안의 기기에서 쏟아져나온 영상의 즐거움은 피로와 함께 쌓인다.

영상이 넘치는 시대일수록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시간을 두고 장면을 들여다보면서 느낄 수 있는 입체적인 감정이 사진의 '맛'이다. 사진 속 사람이 내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어도 그 순간이 전해진다. 같은 사진에 담긴 감정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

청주 북문로 복합문화공간 '카페 광순' 2층에 있는 '메이피프스(Mayfifth)'는 사진을 기반으로 한 소품샵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황지현 대표의 생일에서 가져온 이름을 걸고 직접 찍은 사진을 엽서, 달력, 스케줄러, 포스터와 마스킹테이프 등 일상 속에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소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메이피프스 황지현 대표

지현 씨에게 사진은 즐거운 기억의 조각이다.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렌즈 앞이 익숙했고 자연스레 셔터 누르는 일을 즐기게 됐다. 함께하는 순간을 사진에 담고 인화한 사진으로 앨범을 채우는 것은 소소하고 행복한 가족의 이벤트였다. 찍는 순간 저장된 가족들의 즐거움은 사진으로 나오면서 한 번 더, 그리고 이따금 들춰볼 때마다 새롭게 소리 내 웃을 수 있는 일상 속 선물이었다.

혼자 보거나 SNS로만 공유하던 사진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처음 접했던 프랑스어에 빠져 전공을 선택하고 석사 학위 취득까지 꽤 긴 학업을 마무리하면서 떠났던 유럽 여행이 계기였다.
ⓒ 메이피프스 인스타그램
그저 습관처럼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며 여행을 즐기다 어느 순간 모든 것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의 물결과 가만히 누워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휴식 그 자체로 느껴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을 사진으로 표현하니 순간의 감정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

해맑게 웃는 손주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눈빛이나 유모차 속 아이와 눈을 맞추며 걷는 엄마의 느긋함, 잔디 위의 한가로움을 온몸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사진 속에 고스란히 표현됐다. 화면으로 보는 사진과 인화된 사진, 다른 질감의 소품에서의 느낌이 모두 달랐다. 일상에서 시선이 닿을 때마다 여행의 낭만과 여유가 느껴질 수 있도록 사진을 활용한 소품을 구상했다. 여행지 곳곳에서 보내던 엽서를 떠올리며 엽서로도 제작했다. 달력이나 포스터, 마스킹테이프 등 일상적 소품이 사진을 담아내자 특별해졌다.
지현 씨의 작품은 장소와 시간으로 이름 붙인다. 도시의 이름과 시간이 그 순간을 정의한다. 해외나 국내 여행지뿐 아니라 지현 씨가 나고 자란 청주의 곳곳도 사진으로 표현했다. 심심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도시의 이면에서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감성이 담긴 장소와 시간을 발견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청주 매장으로 확장된 메이피프스는 서울과 강릉, 제주 등의 소품샵에도 입점해 색깔을 알리는 중이다. 그 장소를 모르는 사람에게 소개하기도 하고 아는 이에게는 그리움의 조각을 새삼스레 꺼내 보이기도 한다.
벽에 걸린 몇 장의 엽서가 기억을 조작한다. 햇살 가득한 마루에서 나른하게 몸을 늘이는 고양이가 있던 그 시간,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숲의 그 시간이 보는 사람의 기억과 겹쳐진다. 실용적인 소품 속 사진을 볼 때마다 여행의 설렘과 편안한 감상이 동반된다. 소품의 다른 뜻이 규모가 작은 예술 작품일 수 있는 이유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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