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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2.20 14:38:41
  • 최종수정2022.02.20 17:38:29

원광희

CRI 수석연구위원/지역발전연구센터장

인구감소로 대별되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나타나는 지방소멸 문제가 2022년 대한민국을 광풍으로 몰아넣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세계정책연구소 전 소장 미셸 부커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위기를 알면서도 방치하다 맞이한 재앙을 표현한 '회색 코뿔소'가 조명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인구감소문제가 심각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젠 현실로 다가온 모양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기를 알면서도 방치한 결과라는 점에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할 때이다.

도심 공간에서 나타나는 문제 또한 손쉬운 개발방식만 찾아 시행해왔던 개발행태에서 나타난 결과다. 과거의 번영을 누려왔던 원도심이 이젠 거주공간으로 매력을 잃은 지 한참 오래전 일이 되었다, 인구감소와 4차산업혁명기술이 확산하는 상항에서 도시는 압축을 농촌은 축소를 주창하지만 정작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보란 듯 질주하고 있지 않은가. 성장이 미덕이었던 시대에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발전한 도시들은 '살만하고 다양성 넘치는(liveable and diverse)'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변 지역으로의 외연적 확산은 당연한 결과로 여겨져 왔다. 고밀 보다는 저밀의 도시가 살만한 도시라는 착각 아닌 착각 속에 많은 시간이 지나왔다. 성장 지향형 시대가 언제까지 유한할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힌 결과,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지만, 과거 성장기반의 계획패러다임에서 탈피한 인구감소에 대비한 축소지향형 계획패러다임으로 방향전환과 대응에 소홀했다.

최근 공간계획가들 사이에서 다극지향형 토지이용계획에서 일극 집중의 압축형 토지이용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각성의 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그러나 정착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인식하에 도시정책에 반영해야 할 행정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도시에서 압축과는 상반된 과거의 행태가 반복돼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압축보다는 확산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2005~2020년간 청주시의 비도시지역 면적은 큰 폭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는데, 2020년 비도시지역 면적은 2005년 대비 5.2% 감소한 601.0㎢로 동기간 33.3㎢의 면적이 도시지역으로 변경됐으며, 비도시지역 중 관리지역 면적은 감소했다. 또한, 동기간 관리지역은 245.8㎢에서 241.5㎢로 4.3㎢(1.7%) 감소했고 농림지역은 74.4㎢(21.5%) 감소, 자연환경보전지역은 45.4㎢(105.6%) 증가해 농림지역과 자연환경보전지역의 용도변경이 급격히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이에 비교해 도심재정비, 재개발사업은 지지부진해 원도심은 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지역으로 방치돼 가고 있다.

최근 수립된 '2040 청주시도시기본계획'에 의하면 '2030 청주시도시기본계획'에서 수립한 장래 청주시 인구는 105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10만 명 정도 목표치 인구수를 하향 조정해 발표한 바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95만 명도 과한 인구예측이라며 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청주가 이젠 성장형 도시에서 현재의 인구를 어떻게 관리해 도시공간 구조를 계획적으로 유지 관리해야 할 것인가의 방향에 대한 신호를 보여준 것이다.

최근 도심에서 발생한 고도제한에 대한 일련의 갈등 또한 이미 예견된 결과가 아니었을까. 그동안 관행적으로 뚜렷한 정책목표와 방향 없이 추진돼왔던 원도심 정책에 대한 반감이었을 것이다. 그동안의 과오를 이제라도 바로잡겠다고 시도한 원도심 정책에 대해 소외당하던 원도심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린 결과라는 것이다. 중장기적인 원도심 정책하에 고도제한이나, 도시기반시설물의 설치가 추진됐다면 원도심 주민들 또한 일정 부분 공감하지 않았을까. 어디는 30~40층으로 허가를 해주고 우리는 10~15층으로 규제를 한다니 무슨 근거와 기준, 그동안의 관행으로 이러한 짓들을 하냐는 원성의 소리가 분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계획적이고 구체적이며, 이러한 기준은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압축지향형 도시계획의 수립과 원도심이 건강한 도시, 삶이 풍요로운 청주를 만들기 위한 도시정책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위기와 재앙의 광풍이 '회색 코뿔소'처럼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이 시점에서 공간계획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미셸 부커가 제안한 '회색 코뿔소'에 대응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눈여겨 볼만하다. '회색 코뿔소의 존재를 인지하라', '코뿔소의 성격을 규정하라', '머물지 말고 실행 가능한 변화를 시도하라', '위기를 허비하지 말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라', '안전거리를 유지하라'라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변화가 '회색 코뿔소'의 눈앞의 위기인지 아니면 새로운 기회의 흐름인지는 항상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도시관리 목표와 정책이 추진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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