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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희

충북연구원 지역발전연구센터장, 대중교통활성화추진협의회 위원장

지방자치시대 출범 이후 지방문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어 왔다. 인구가 지원기준인 현실에서 별 뾰족한 수 없이 과거의 사례만 답습하던 방식에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고향세를 도입해보자는 논의부터, 지방소멸에 대한 문제 제기 이후 관계인구, 유동인구, 방문인구 등 고육지계를 만들기가 한창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과 이를 실현할 재정 분권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특히, 균특법에 명문화되어 있던 프랑스의 계약계획제도를 차용한 지역발전투자협약방식은 일견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시범사업 11개소 지정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무늬만 협약이라는 비판적 평가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방치됐던 농촌 공간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전략적 변화 움직임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역발전투자협약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농촌협약 방식을 농촌지역개발사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 정책의 골자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지방분권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중앙과 지방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농촌협약 도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동과 괴산을 포함해 선정된 농촌협약 시범 및 예비도입(12) 시·군은 '농촌공간전략계획' 수립과 생활권 분석, 농촌협약 투자 전략 및 정책과제 등이 포함된 '농촌생활권 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농식품부와 협의를 거쳐 금년 5월 농촌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농촌협약은 시·군 주도로 농촌생활권에 대한 발전 방향을 수립하면, 농식품부와 시·군이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투자함으로써 365 생활권 조성 등 공통의 농촌정책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된 제도이다. 시군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문화·교육·복지 등의 서비스를 향유하는 공간적 범위를 구분하고, 가장 서비스 접근성이 낮고 취약한 생활권을 대상으로 정주여건 개선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설정하여 연차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농촌은 공간계획적 측면에서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법적 규제에 있어 느슨한 규제 결과로 난개발의 온상으로 지적된 것이 사실이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관심과 지원의 대상에서 멀어 짐에 따라 농촌은 노후화와 함께 주거공간과 공장·창고, 축사, 재생에너지 시설 등이 혼재·난립하여 주민의 생활환경이 열악해지고 농촌다움이 약화되어 왔다. 얼마 전 우리를 경악해 했던 장점마을의 비극은 언제든 우리 농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장점마을의 비극은 마을과 직선거리 500m 이내의 '계획관리지역'에 비료공장 입지 후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이 발병하였으며, 그중 14명 사망하는 사건이다. 농촌이 더 이상 관심과 지원 밖의 공간이 아니라 도농이 상생하는 삶의 공간으로 계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건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민들은 농촌 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로 공장·창고, 태양광, 송전탑, 대형간판, 축사 등을 지적한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농촌의 계획적 개발과 난개발 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공간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나,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국토계획법' 체계에서 농촌도 도시·군계획에 포함되어 있으나, 도시·군계획은 도시 중심적 계획으로 농촌계획은 미흡하다. 토지이용측면에서도 국토계획법·농지법 등 관련 법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농촌 지역에 다양한 용도의 시설·건축물 입지가 가능하게 열어 놓은 결과 장점마을의 비극이 곳곳에서 나타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삶의 질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환경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향상되면서 농촌 공간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농촌 공간계획을 통한 난개발 방지 및 주거환경 개선, 효율적 공간관리를 추진하고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으로 만들 시점이다. 농촌 마을을 공장·축사 등과 분리하고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통해 농촌다움 유지 및 농촌주민의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조성하고자 추진하는 '농촌공간정비계획'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123개 시군에서 농촌공간계획수립→생활권활성화계획수립→농촌공간정비계획 등 일련의 과정 이행을 통해 협약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될 농촌, 농촌협약에 거는 123개 시군의 기대를 엿볼 수 있다. 농촌공간계획-농촌협약의 정책목표를 통해 지자체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농촌공간관리의 실효성을 확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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