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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이야기 - 살고 싶은 동네 주민이 만든다 '게릴라 가드닝'

청주시 '꽃피는 청주' 올해 첫 시작
6월 말 기준 25개소 화단 77개 조성
젊은 층 SNS로 시간·장소 정해 참여
불법쓰레기 투기지역 등 자투리땅 '주민 품으로'

  • 웹출고시간2015.07.14 18:26:38
  • 최종수정2015.07.14 19:41:49
[충북일보] 각종 불법쓰레기 더미가 풍기는 악취 때문에 코를 막고 걸어야 했던 골목 모퉁이에 꽃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지난 5월22일 금천동 동주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심을 꽃을 나르고 있다.

ⓒ 기획취재팀
재개발 구역이나 단독 주택단지, 학교 주변 등 쇠퇴한 청주 도심 곳곳에 주민과 학생,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크고작은 꽃밭이 생겨났다.

게릴라 가드너로 불리는 이들은 불법쓰레기가 쌓여있던 전신주 밑, 빈 화단, 심지어는 아파트 담장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꽃과 나무를 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예쁜 화단이 생기면서 주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고 도심 곳곳은 살고 싶은 동네가 되어가고 있다.

청주시민이 쓰레기 투기지역이나 버려진 공간에 꽃과 나무를 심는 '게릴라 가드닝(guerilla gardening)'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은 누구도 돌보지 않는 땅을 아름답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꽃을 심을 장소를 사용할 법적 권한은 없지만, 방치된 땅을 되찾아 그 땅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놓기 위한 환경운동을 말한다.

내덕동 시영아파트 자투리땅이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화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사진은 가드닝 전(왼쪽)·후의 모습

ⓒ 기획취재팀
청주에서 펼쳐지는 게릴라 운동은 청주시가 '꽃피는 청주'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처음 활동을 지원하며 시작됐다.

사업기간은 계절 등을 감안해 지난 3월 가드너 모집이 시작됐고 4월3일 내덕동 생활체육공원을 시작으로 수동 주택가, 청주대학교 중문 일원, 죽림동 해비치 마을, 성안길 일원 등 청주시 일원 25개소에서 화단 77개가 조성됐다.

게릴라 가드닝 방법은 간단하다.

일반 시민인 가드너들이 직접 장소와 일정을 정하면 시에서는 이에 필요한 꽃묘나 꽃삽 등 물품을 지원하고 시민단체인 (사) 충북생명의 숲에서는 수종 선택과 심는 법 등을 알려준다.

이러한 노력으로 불법쓰레기가 쌓여있던 공터와 담장 아래 자투리땅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성안길 게릴라 가드닝은 소셜 네트워킹 '밴드'와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가드너들의 자율적인 플래시몹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모충동 삼호아파트 담장에 페트병으로 만든 화분이 가득 차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기획취재팀
지난 4월30일 성안길 일원에서 펼쳐진 게릴라 가드닝은 새벽 시간에 이뤄졌다.

20명의 가드너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밴드(BAND)로 시간과 장소 등을 정한 뒤 이날 가로수 하부, 빈 화단 등 11개 공간에 꽃밭을 만들었다.

게릴라 가드닝은 소통하는 공간이 SNS이라는 특성때문에 1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층의 자발적인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재활용품을 활용한 화단과 예상할 수 없는 장소에서 진행돼 주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게릴라 가드닝의 매력 중 하나다.

지난달 10일 서원구 모충동 삼호아파트 회색 담장은 주민 20여명으로 구성된 가드너들을 통해 거대한 화단으로 탈바꿈됐다.

주민들은 페트병에 흙을 담고 꽃을 메리골드 등 800포기의 알록달록한 꽃을 심은 뒤 담장에 매달아 삭막한 담장을 채웠다.

수동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 담장 아래 심은 꽃과 나무들이 주차된 차들에 가려져 있다.

ⓒ 기획취재팀
지난달 23일 수동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 일원 주택가 골목은 KT&G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상상볼런티어(volunteer) 대학생 봉사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에코프렌즈 대학생 서포터즈, 시민 가드너, 주민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린초, 구절초 등 21종 8천615포기의 꽃과 나무를 심었다. 청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대학생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동심이 가득한 벽화를 담장에 그려 넣었다.

현재 청주시가 모집한 가드너들은 44개팀 400명으로 지난달 4월3일부터 6월23일까지 25곳에서 펼쳐진 게릴라 가드닝 행사에는 개인, 가족, 동아리, 단체 등 32개팀 666명이 참여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으로 익숙했던 삶의 공간인 동네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시민 이모(모충동)씨는 "별볼일 없던 담장에 꽃이 핀 모습을 보면서 우리 동네가 예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쓸모없는 재활용품으로 만든 다양한 화분들

ⓒ 기획취재팀
시는 폭염으로 식물 생육이 어려운 7~8월이 지난 9월부터 가드닝 지원을 이어갈 예정으로 시민단체인 (사)충북생명의 숲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유지보식과 모니터링을 해 나갈 방침이다.

시민들의 삶의 공간을 회복시키려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게릴라 가드닝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민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꽃밭으로 돌아온 자투리땅은 또다시 쓰레기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SNS를 통해 시민인 가드너들인 가드너 정보를 공유하고, 가드너들이 시간과 장소·방법 등을 정하면 지자체가 협조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시민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라며 "가드닝을 마친 후 주민들이 물을 주고 쓰레기를 줍는 등 꽃밭관리를 자율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지역도 있다.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가꿀 수 있도록 관리 요령 등을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안순자 팀장, 김수미, 박태성, 최범규, 조혜진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게릴라'라는 용어는 '작은 전쟁'을 뜻하는 스페인말로 '일정한 진지 없이 불규칙적으로 벌이는 유격전', '가드닝'은 꽃과 식물들로 정원을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게릴라 가드닝'은 누구도 돌보지 않는 땅에 남몰래 식물을 심거나 그 장소를 아름답게 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용어의 생소함만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는 모토로 환경파괴가 심화되는 요즘 유럽을 중심으로 30여개국 7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전 세계적 환경운동이다. 1973년 리즈 크리스티와 그의 친구들이 '그린 게릴라'라는 이름으로 쓰레기로 가득했던 뉴욕의 한 공터를 꽃밭으로 바꾸는 활동으로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은 이후 2004년 영국의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청년이 남몰래 집 주변 버려진 땅을 화단과 정원으로 꾸미고 개인 블로그에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게릴라 가드닝 현황

ⓒ 자료 제공 = 청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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