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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애

수필가·공인중개사

'이재훈 개인전' Artifical - 균형의 판타지.

작가 이재훈은 개인과 사회의 심리적 관계 맺음의 양태를 꾸준히 표현해 온 '프레스코 화가'다. 전시회에는 집단적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제적 사고와 고정관념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해 있는지 보여주는 회화 15점과 영상작품 1점을 선보였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가 인간과 사회를 관찰하면서 독특한 화풍으로 차곡차곡 담아온 사유와 형상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쾌한 상태로 서로 꼬여 뭉쳐 있으면서도 편안한 듯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군상들의 얼굴들, 무대에서 연기하듯 일상을 채워가는 현대인이 애써 감춘 이면이 보인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서로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 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확인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 모든 관계의 출발은 가족이다. 가족이란 서로 소중함을 알고 존재감을 느끼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일어난 사회 지도층의 자녀가 저지른 사건만 해도 그렇다. 군인 출신의 아버지는 어린 자녀에게 사병 훈련시키듯이 고압적이었고, 잘못이 있을 때는 혹독한 체벌과 기합으로 훈육했다. 유명대학을 나온 어머니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아들을 늘 무시했다. 두 아들은 겉으로 보기에 부모의 화려한 경력과 좋은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억압적으로 자란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 괴로워했다. 한계에 이른 가족의 터전은 의사소통이 없었으며 서로 말없이 무언의 가족이 되어버렸다. 날이 갈수록 고립되어가는 숨 막히는 가족관계는 해답이 없었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의미 없는 가족관계에서 탈출할 기회를 노리던 아들은 결국 극으로 치닫고 말았다.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사회적인 관계 못지않게 노력해야함을 보여준다.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묘역에 이르러 운구행렬이 물러나고 하관을 하고 허토를 할 때였다. 갑자기 작은아들이 관을 붙들고 "아버지!" 하고 부르며 오열을 토해냈다.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부모님은 장남에게 유난한 애정을 보이는 반면 지차인 둘째에게는 소원했단다. 차남 콤플렉스로 가득 찬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청년시절에는 집을 멀리하며 객지생활을 하다 성년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옛일이 잊혀 지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부자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였다. 장남의 그늘에 가려 인정받지 못한 아들은 끝내 소통하지 못한 부자 관계를 땅속에 묻어야 했으니, 그 안타까운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하랴.

한 심리학 교수는 우리의 삶은 관계의 연속이라고 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사람의 관계도 시시때때로 흔들리는 주변의 환경에 절묘하게 자신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인 관계에서 또 다른 상황 속의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나를 넣어야 하는 문화주의가 있다고 했다. 이기적인 감정에서 이타적인 관계의 형성을 이야기하며 이타 성을 잘 발휘하여 관계를 진화하여야 개인과 사회에 발전이 있다고도 했다.

나로 출발한 '관계' 그래서 관계의 유지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상대의 낯선 문화를 볼 줄 알아야 하고 웃음 너머에 있는 감정도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이렇듯 관계란 자기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돌아보아야 한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문제는 대부분 깨진 관계에서 비롯된다. 개인이나 사회문제도 관계형성의 실패로 인해 불거지는 문제들이다. 사람은 지극히 심오한 심리의 산물이며 복잡한 관계의 산물이라고 하였다. 곰곰이 생각하며 풀어야 하는 '관계' 수학 공식의 함수 관계처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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