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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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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 타타타타' '팡 타타타타'

예년에 없던 겨울 가뭄으로 메말랐던 아파트 주변 농토에서 농기계의 발동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운기가 땅을 갈아엎고 흙덩이를 부수며 지나가자 단장을 한 여인처럼 황토색으로 변한 논과 밭이 화사해졌다.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는 소년의 깍은 머리처럼 어색하게 꽂혀있던 모들이, 소서(小暑)가 지나자 무성히 자라 논 가득 진녹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이맘 때 쯤 이었겠다. 갓 캐어 낸, 포슬포슬한 감자 반찬의 맛이 입안에 생생하게 감 도는것이. 농사를 직접 지어 본 경험이 없고 앞으로도 지을 계획이 없지만, 봄날 바쁘게 움직이는 농부들을 보니 마음이 덩달아 바빠졌다. 전과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느낌은 같다. 예전에 건축 공사현장 가까이 있을 때는 아침 일찍 인부들이 피워놓은 화톳불 타는 소리와 '뚝딱 뚝딱' 못을 치고 빼는 망치소리가 나의 발걸음을 재촉 하였다.

지난 3월 중순쯤, 일간지의 '도시민을 위한 텃밭 회원 모집 공고'를 보았다. 청주시 농업 기술센터에서 주관하고, 농장주인 농업회사법인 대한곤충산업(주)대표 신동억씨가 남촌리 사업장을 제공하였는데. 올해가 세 번째라는 이사업은 약간의 사용료를 내고 텃밭을 분양받아 회원 나름대로 농사를 짓는 거였다. 농장주는 밀웜(갈색거저리)을 활용하여 동충하초를 생산하는 곤충사업을 하며, 도시 농업활성화에 기여하여 땅을 살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소출하는 즐거움을 지역민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열 평 남짓한 토지를 분양받고 농기구를 사러 나갔다. 호미 갈고리 쪼그리 방석 물뿌리개 등을 준비하고, 여러 가지 씨앗과 모종을 사고 보니 금방 십 여 만원이 지출 되었다. 우선 밤이 되면 내려가는 온도에도 잘 견딘다는 상추를 심고, 초보 농사꾼이 심어 놓아도 잘 자란다는 뿌리식물을 심기로 했다. 비닐 멀칭을 하고, 유튜브 방송을 보며 채소 가꾸기 기초농법을 배웠다. '고추의 간격은 대략 삼십 센티미터로 심어야 하고 감자는 꽃을 따 주어야 알이 굵어진단다. 어떤 이는 화분의 꽃을 가져 왔는지 카네이션을 심기도 하였다. 길동무 셋 중에도 선후가 있다더니 대부분의 농부들이 왕초보인데 비하여 퇴직을 하신 선생님 한분은 단연 최고의 우수농부였다. 팔 년째 짓는 주말 농장이라며 거의 매일 출근 하다시피 한다. 사나흘에 한 번씩 들여다 보는 다른 이들과 달리 비닐 하우스를 해서 시금치와 아욱을 길러냈고, 오이 당근 케일도 심었다. 아마도 그분은 삼모작은 너끈히 해 낼 기세였다.

꽃이 피기 시작한 고추에 중심을 잡아주기 위하여 지지대를 세우기로 했다. 장날, 대를 사고 거름 한포도 샀다. 시장에서 상추 한 다발에 이 천 원 했는데 그 정도면 우리가족이 며칠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경제성 원리로 헤아린다면 전혀 맞지 않는 농사였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수확이 있었으니, 가족과의 대화였다. 바보상자 앞에서는 접시 가득 내어놓은 과일이 모두 비워져도 말이 없었다. 그런데 밭둑에 앉아 두 어 알의 딸기와 토마토를 따서 먹으며 생물의 성장과 직접 심은 작물의 생명력에 신기함을 이야기 했다. 애완견 '콩이'도 강둥강둥 고랑사이를 뛰어 다니고, 아침저녁 식탁위에 오르는 풍성한 녹색채소, 쌉싸름한 상추의 신선한 맛과 갓 따온 들깨 잎의 진한 향은 손익 계산법을 잊게 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기르던 맛과는 또 달랐다.

하루해가 지고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밭에서 나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은 얼마나 시원한지….

남촌리 '미소의 텃밭' 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50여명의 회원들이 각자 지은 채소 한 움큼을 주고받으며 이웃과의 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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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