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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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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아침, 해돋이를 보기 어렵다는 일기 예보였지만 새해 첫날을 게으르게 맞이할 수가 없어 집을 나서기로 했다. 십 여 년 째 산성에서 해맞이를 해왔던 터.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가족의 건강과 가정의 무탈함을 기원하였다. 어둠도 깨지 않은 신새벽에 랜턴을 쓰고 아이젠을 덧신고 산을 오르면 눈과 콧등에 하얗게 서리가 맺혔다. 몇 년째 계속하고 있는 딸아이와 함께하는 나름의 연례행사 행사였다. 이번에는 해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산행은 뒤로 하고 먼저 떡국 행사장인 S컨벤션 센터를 찾기로 했다. 짙게 내려앉은 안개를 가르며 LG로를 지나 3순환 도로를 달렸다. 떡국 행사장에는 다른 해 보다 일찍 도착하였지만 이미 줄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한 기업가의 자선으로 새해아침 오전 일곱 시에서 열시까지 세 시간 동안 팔천 명 분의 떡국을 준비한 베품. 올해로 16회 차라는 '새해 떡국 맞이 행사'이다. 지그재그 줄을 선 인파로 채워진 행사장에는 정치를 하는 이들의 행보도 빠르게 움직였다. 산행과는 무관하게 온 이들도 많아 보였는데 드디어 차례가 왔다. 떡국과 김치를 받고 자리에 앉았을 때 앞좌석에는 벌써 아이들과 함께 온 일가족이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매번 느껴왔지만 떡국에는 만두 두개와 달걀지단 몇 줄이 있을 뿐인데도 무척 맛이 있다는 거다. 이름 있는 음식점에서 먹는 떡국보다 맛이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자리를 일찍 비워주는 것도 베푸는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일 것 같아 곧 일어나 나오는데 한 움큼 크기의 콩이 섞인 흰떡을 주었다. 복 떡 이란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가의 발상으로 많은 이들이 즐거워하고 이를 위하여 며칠째 직원을 동원하여 준비를 했을 수고로움에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떡국에 만두를 넣는 이유는 둥근모양의 피에 싸인 맛있는 소가 복(福)을 담은 듯한 뜻의 유래가 있다고 했다. 기업가는 우리들에게 복을 주었고 우리는 이미 복을 받은 새해아침을 맞이했다.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김수녕 양궁장에서 트랙을 몇 바퀴 돈 뒤에 운동기구로 몸을 풀며 올해 해맞이 행사를 대신하였다.

지난 해, 나는 퇴직하신 전(前)ㅊ고등학교 교장선생님께 한해 전에 이미 출간했던 졸저를 드린 일이 있다. 며칠 후 책을 읽어 보았다고 하시며, "일만 하는 줄 알았더니..." 글공부를 한다는 것에 높은 평가의 말씀을 해 주셨다. 그때 여러 말씀을 하시는 중에 유독 '문화'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날 나는 그 단어를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헤어졌는데 머릿속에는'문화'라는 단어가 영 떠나지 않았다. 이해를 할 것도 같고 그렇다고 딱 잘라 한마디로 말 할 수 없는 '문화'.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화두 '문화'가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후루룩' 한 그릇의 떡국 국물을 마시다 생각났으니.

새해아침에 떠오른 단어, '문화, 그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나눔' 나누며 산다는 것, 베풀며 산다는 것? 확실한 뜻을 알기 위해 집에 오자마자 사전을 찾아보았다.

'문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는 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끊임없이 진보향상 하려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

이해가 되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글귀도 함께 떠올랐다. 공부중에 스스로 깨우쳐 얻어지는 공부가 제일이다

오늘 나는 한 기업가의 선행 덕분에 여름, 가을 두 계절이 가도록 풀지 못했던 숙제를 풀었다. 나누며 베풀고 사는 삶, 이러한 문화가 꽃피는 사회. 인간이 배우며 이루어가야 할,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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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