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9.7℃
  • 흐림강릉 19.4℃
  • 흐림서울 21.8℃
  • 구름많음충주 21.2℃
  • 맑음서산 22.4℃
  • 맑음청주 22.5℃
  • 구름많음대전 22.3℃
  • 맑음추풍령 19.0℃
  • 흐림대구 21.1℃
  • 울산 19.5℃
  • 구름많음광주 21.6℃
  • 흐림부산 21.9℃
  • 구름많음고창 21.7℃
  • 맑음홍성(예) 22.9℃
  • 박무제주 21.4℃
  • 구름많음고산 21.8℃
  • 흐림강화 19.9℃
  • 구름많음제천 19.8℃
  • 구름많음보은 19.6℃
  • 맑음천안 21.2℃
  • 맑음보령 23.1℃
  • 맑음부여 21.8℃
  • 구름많음금산 19.9℃
  • 구름많음강진군 22.9℃
  • 흐림경주시 20.1℃
  • 흐림거제 21.9℃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2.27 14:34:33
  • 최종수정2022.02.27 17:30:36

김정범

시인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중국의 편파 판정과 러시아 도핑 파문으로 논란이 많던 올림픽이었다. 반칙하는 중국 선수,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를 바꾸는 심판, 터무니없는 판정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그들의 경기를 보며 스포츠마저 힘의 논리에 지배받는가 하는 씁쓸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불공정한 결과를 받은 선수들은 조용히 침묵했다. 도핑 의혹이 있는 러시아 피겨 스케이터 발리예바가 빙판에 등장하자, 여러 방송사도 침묵을 지켰다. 살아있는 존재는 언어뿐만 아니라 다른 신호를 통해 의사소통한다. 침묵한다는 건 침묵으로 말한다는 의미다. 때로 침묵은 가장 적극적인 웅변이며 저항이다.


흐느끼는

트럼펫 소리의

금빛 절정

루이 암스트롱의

두툼한 입술


침묵에 대항하기 위하여

또 다른 침묵을 만들고 있는

번들거리는 검은 피부





―'연주' 전문, 허만하


재즈계의 전설인 루이 암스트롱의 트럼펫 연주를 소재로 한 시다. 시인은 '금빛 절정'의 '트럼펫 소리'를 들으며 음을 빚는 연주자의 '두툼한 입술'을 본다. 그리고 '침묵에 대항하기 위하여 또 다른 침묵을 만들고 있는 번들거리는 검은 피부'를 느낀다. 마치 빛을 반사하듯 번쩍이는 혹은 거울처럼 빛을 쏘아대는 그의 얼굴에서 시인은 어떤 언어를 읽는다. 어떤 침묵에 대항하기 위하여 또 다른 침묵을 만드는 걸까. 그러한 연주자의 고뇌와 슬픔을 시인은 단 한 음절의 단어로 압축한다.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땀. 그 진한 액체에는 거친 바닥에서 가시넝쿨을 헤치며 살아온 한 인간의 삶이 녹아있다. 시인이 그의 연주에서 찾은 건 삶에서 우려낸 한 방울의 고귀한 '인간 정신' 아니었을까. 연주를 들으며 시인이 감지한 침묵은 '흑인에 대한 차별'을 음악으로 승화한 힘이리라. 시인은 알고 있다. 연주자의 표정과 트럼펫 소리에 담긴 열정 그리고 인내로 가득 찬 평범한 꿈을. 자신의 유명한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의 가사처럼 루이 암스트롱은 누구나 행복하고 차별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갈망했을 것이다.

프랑스 흑인 피겨 스케이터 수리야 보날리가 떠오른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당시 그녀는 한 발로 차며 공중에서 뒤로 도는'Back Flip'이라는 기술을 선보여 관중의 갈채를 받았다. 그 기술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ISU에서 금지한 기술이었다. 수리야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많은 대회에서 인종차별을 받았던 그녀는 대회의 메달을 포기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기술로 '차별과 편견이 넘치는 불공정한 세계'에 대해 항변한 것이었다.

한편, 베이징의 편파 판정에도 우리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쇼트트랙 1천500m의 황대헌 선수는 압도적인 실력을 입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개최국 위주의 차별에 인상적인 종지부를 찍었다. 상식을 벗어나는 행위로 억울한 손해를 입었을 때 당사자는 과정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공정이란 상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올림픽마저 국가적 이기주의에 물든 건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허스키하고 감미로운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를 듣는다. 평화롭고 멋진 세상을 향한 노래가 들린다. 모든 예술가와 시인이 꿈꾸는 차별 없고 조화로운 세계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 우리는 멋진 세상을 위한 연주를 하고 있는 걸까.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연희, "100만 청주, 몇 사람이 아닌 청주시민이 함께 그려야"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