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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0.24 14:59:51
  • 최종수정2021.10.24 14:59:51

김정범

시인

우리는 밤하늘에서 반짝거리는 천체를 '별'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따지면 스스로 핵융합을 통해 빛을 발산하는 것이 별이다. 항성 즉, 막대한 플라스마가 중력으로 뭉쳐 빛을 발산하는 회전타원체인 태양 같은 천체가 별이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상호 간의 중력에 의해 항성인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운동을 한다. 태양에서 쏟아지는 막대한 빛 에너지는 지구의 생명을 창조하고 길러낸다. 인류 선조들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에너지의 힘, 우주의 기(氣)를 믿고 숭상했다. 별의 힘은 '빛'에서 연유하는 까닭이다.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대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에게만

별들이 보인다

지금 어둠인 사람들만

별들을 낳을 수 있다

지금 대낮인 사람들은 어둡다

─ 「별」 정진규

위 시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별'의 의미를 성찰한다.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한' 까닭은 별의 존재 의미가 어둠 속에서 살아나기 때문이다. 대명천지 밝은 곳에서 별은 보이지 않으며 그 존재 의미가 살아나지 않는다. 시인은 어두운 곳과 밝은 곳, 두 장소를 대비해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인식 차이'를 이야기한다. 어두운 곳은 사회의 그늘진 곳을 말한다. 그 속에 사는 사람은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사람이고 스스로 힘으로 빛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이다.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은 깨끗한 환경과 평화로운 삶을 원한다. 그들의 간절한 소망은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일상은 쉽게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시인은 그 어둠 속에 있는 자만이 '별'을 볼 수 있고 '별'을 낳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어둠'의 능동적인 전환이다. 따라서 어둠 속에서 빛을 깨닫게 되므로 환한 '대낮'에 있는 이들은 오히려 빛의 진정한 의미를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적 화자의 이 모순적인 발화는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사회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일전에 '별의 순간'이란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최고의 순간'을 이르는 이 표현은 1927년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저서 '인류의 별의 순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행성보다는 크나 항성이 되지 못한 별, 즉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별을 '갈색왜성'이라 하며 '실패한 별(failed stars)'로 부른다. 이러한 상징적인 표현은 어떻게 생기게 된 것일까. '별의 순간'을 제대로 잡지 못해 '실패한 별'이 되어버린 별이 우리 현실에 너무 많은 까닭일까. 혹은 별이 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실패한 별이었다는 걸 씁쓸한 인류사가 되짚어 주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시는 별의 순간이 그저 오는 게 아니라 '어둠'으로 명명된 잘못된 현실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어렵고 힘들고 고통을 아는 이만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될 수 있음을 통렬하게 지적하는 것이다. 빛을 내기 위하여 항성이 수많은 에너지를 응축해 폭발시키듯이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진정한 삶의 빛이 탄생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해 요동치는 현시점에서 나는 시의 바른 의미를 다시금 새겨본다.

밤하늘이 아직 흐리다. 검은 구름이 사라져야 비로소 우리는 '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새로이 탄생하는 그 별이 '성공한 별'이 되기를 소망한다. 스스로 제 몸을 태워 타인의 삶에 빛이 되는 아름답고 환한 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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