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1.16 17:51:03
  • 최종수정2020.01.16 19:34:03

한정규

문학평론가

사람이 살면서 나이 먹는 것을 빼놓고는 보통 앞으로만 가지 않는다. 때로는 물러서기도,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물러서는 것이 마치 패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아쉬워 머뭇거린다. 물러서야 할 땐 과감히 멋지게 물러서야 한다.

영국 유니레버사 콜사장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경영에 대한 특별한 신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체면에 연연하지 말고 상호 이익을 전제조건으로 삼으라.' 했다. 그는 자신의 신조에 따라 기업경영은 물론 사업협상을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독립해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 등의 재산을 모두 몰수했다. 유니레버사 콜사장은 아프리카국가들이 토지 등 재산을 몰수하기 전에 아프리카 각지에 있는 자회사 경영을 아프리카현지인으로 교체하고, 아프리카 흑인과 유럽에서 간 백인 간의 임금 차이를 해소했다.
또 나이지리아에 경영간부양성소를 설립해 아프리카현지인 간부를 양성하고, 상호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채택했다. 체면에 연연해하지 말고 최대이익을 창조, 점진적으로 생존방법을 모색하는 등 여섯 가지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다.뿐만 아니라 가나에 유니레버사가 소유하고 있는 적지 않은 토지 모두를 가나정부에 제공해 가나정부의 호감을 샀다. 그 결과 가나정부가 유니레버사를 가나정부 식용유원료매매의 대리회사로 지정했다. 그 결과 외국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토지 등을 몰수 당하고 모두 쫓겨났는데도 유니레버사만이 아프리카에서 쫓겨나지 않고 위기를 넘겨 오히려 더 큰 성공을 이루어 냈다. 콜사장이 재물에 대한 욕심에서 멋지게 물러나는 지혜를 발휘한 결과였다. 비즈니스현장에서 양보의 소중함을 보여줬다.

타협하고 양보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일보 물러나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기회를 기다리며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때론 물러서는 것을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경우든지 맞붙어 싸우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패한다.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걸핏하면 여야 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죽기 살기로 격돌하는데 때로는 멋지게 물러서는 수단을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러서면 마치 패하는 것 같이 생각을 하고 공공질서를 깨뜨려가면서까지 죽기 살기로 싸우는데 그건 아니다.

국민들이 볼 땐 양측 모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에 앞서 자당의 이익에 목맨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는 안 된다. 국민은 그런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치 국민을 우롱하는 것 같아 싫어한다.

죽기 살기로 다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목적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의 사업가 콜과 같이 때로는 멋지게 물러서는 모습, 그런 전략으로 정책대결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하는 걸 듣고 보다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는 국민들이 많다. 당리당략에만 목매는 정치인들을 보면 국가 미래가 걱정된다.

정권을 잡겠다고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붙어 싸우지만 말고 상황을 올바르게 보고 때로는 멋지게 물러서는 지혜를 보여 주기 바란다. 그것이 장기집권의 발판이 된다. 그것을 왜 모르는가?

정권을 빼앗겠다는 쪽이나 정권을 빼앗기지않겠다는 쪽이나 결과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라면 때론 냉정하게 생각해 멋지게 물러서는 미덕을 보였으면 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