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난세에 영웅난다고 한다. 또 세상이 뒤숭숭하고 어려울 때 천사난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국민 모두가 불안에 움츠리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에 꽃동네가 있다. 천주교 오웅진 신부가 만든 종합사회복지시설이다. 음성사람인 최귀동 할아버지가 일본이 식민지통치를 하던 때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다 광복이 돼 돌아와 보니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 아무도 없었다.

오갈 때가 없어 구걸을 하며 살았다. 그 때 주변에 늙고 병든 비렁뱅이들이 득실거리는 것을 보고 그래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행복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늙고 병든 거지 열여덟 명을 다리 밑에 모아 거적으로 바람막이를 해놓고 매일 먹을 것을 구걸해 그들을 먹여 살렸다.

어느 날 그것을 천주교 오웅진 신부가 보았다. 그리고 그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들어 진 것이 음성꽃동네다. 최귀동 할아버지와 오웅진 신부, 그들이 이 세상의 천사다.

또 2020년 2월 북서쪽에서 매섭게 불어오는 북서풍이 냉기를 가득 품은채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엄습했다.

조용히 겨울을 보내는 이 땅이 온통 고통의 소리로 뒤범벅이 됐다. 부모를 잃은 사람, 남편을 잃은 사람, 처자식을 잃은 사람, 그들의 통곡소리가 메아리쳤다. 그것도 아랑곧 하지 않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쉼 없이 번지고 또 번져 한반도 전역을 휩쓸고 다니며 무서운 위력을 과시했다.

사람이 사람을 기피하게 했다. 가족과 가족 사이를 떼놓고 격리시켰다.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한사코 멀리 떼 놓았다. 주위에서 기침, 재채기만 해도 사람들은 슬금슬금 멀리 도망을 쳤다. 사람을 해치는 산짐승, 호랑이, 멧돼지보다도 더 무섭게만 생각했다.

병원에서 하루 여덟 시간 방호복을 입고 일하다 체력이 소진돼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고통에 간호사 열여섯 명이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떠났다. 그런가 하면 열악한 환경을 알고도 그곳 환자들을 돌보고 봉사하겠다고 지원한 의료진이 적지 않다. 그들이 진정한 천사다.

유행성질병인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번져 아우성인 곳으로 병든 사람들을 돕겠다고 발길을 재촉해 뛰어드는 의료진들, 그들이 진정한 천사들이다. 이웃은 물론 가족과 가족 사이를 떼놓는 무서운 유행성질병이 번진 곳에 하나 뿐인 생명을 걸고 의료기를 손에 들고 불철주야 허둥거려야만 하는 곳에서 봉사하겠다고 한 그대들이 진정한 천사다. 봉사 중에 봉사, 희생 중에 희생, 그런 정신이 없인 할 수 없는 그 일을 하는 당신들이 진정한 천사다.

그런 천사들을 국민은 물론 정부가 격려해야 한다. 그들의 희생정신을 높이 사야한다. 국가는 국민을 대신해서 고마움에 답해야 한다. 열번 백번 천번 만번 고맙다고 너도 나도 해야 한다. 그런 봉사는 남이 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자신이 나서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진정한 천사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하려들면 쉽지 않은 것이 남을 돕는 일이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을 받고 있는 곳에 위험을 감수하고 봉사하겠다고 뛰어든 의료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던 최귀동 할아버지, 오웅진 신부 그들이 이 세상에 진정한 천사다. 남을 돕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재물이나 권력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이나 재물가진 것이 없어도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그런 당신들이 진정한 천사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