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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21 16:55:37
  • 최종수정2020.05.21 16:55:37

한정규

문학평론가

인간의 일생을 두고 봄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눈다면 봄은 유년기와 소년기, 여름은 청년기요, 가을 장년기, 겨울은 노년기다. 자연의 봄여름 가을 겨울은 365일을 일 년을 두고 오고 간다. 하지만 인간에겐 봄여름 가을 겨울이 단 한번 뿐이다.

2020년 1월의 겨울은 그 어느 때 보다 추웠다. 사람들 너나없이 날씨가 춥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경기가 좋지 못해 먹고살기가 어려워 마음이 그리 춥다고들 했다. 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지난 가을 감나무에 붉게 물든 탐스러운 감을 사람들이 몽땅 따버리고 잎마저 찬바람이 쓸어 가버린 앙상한 나무를 보며 그래그래도 감나무 너는 봄이 오면 또 다시 새순을 돋고 잎을 달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오면 풍성한 감을 대롱대롱 달고 사람들을 불러들이겠지만 인간에겐 그런 봄여름 가을 겨울이 오직 한번 뿐이니 너희들이 부럽구나·

한 번뿐인 희망과 절망 그 틀 속에 갇힌 인생의 삶을 새삼스럽게 떠올려 본다. 봄여름 가을 겨울 한해를 보내는 감나무 그 모습이 어쩌면 인간의 한 생애 삶을 단편으로 보여주는 것 같구나.

어쩌면 겨울의 중턱에서 거센 비바람에 흔들리는 저기 저 감나무 숲이 노년기를 맞은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봄이면 가지마다 돋아난 잎들이 여름에 검푸름을 가득 채워 싱싱한 잎 사이로 열매를 맺어 가을이면 인간들에게 빼앗기고 잎마저 바람에 몽땅 털려버리고 삐죽삐죽 뻗은 앙상한 가지만 매달고 또 다른 봄을 기다리는 그 모습을 보며 사람이 태어나 한 생애를 보내고 망가질 데로 망가진 몸으로 기력을 잃고 죽음 앞에 서성이는 것을 보는 듯싶다.

하지만 감나무는 인간과는 달리 또 다른 봄을 기다리고 또 다른 봄이 오면 잎을 돋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또 다시 인간들에게 빼앗기고 바람에 잎을 떨어뜨리는 그런 모습 수없이 반복할 수 있듯이 인간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인간은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지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감나무 밤나무 너희들처럼 사계절이 가고 오고를 반복하지 않고 오직 한번으로 끝이다.

감 밤나무 너희들은 봄이면 새싹이 돋았다가 여름이면 꽃을 피우고 울창한 숲을 이루었다가 가을이면 열매를 맺어 동물들에게 나눠주고 겨울이면 추위에 움츠리고 그것을 반복하고 또 반복 그게 몇 번이고 오고가니 얼마나 좋겠니· 인간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인간에게는 단 한번으로 끝이다. 사람에게 단 한번 오는 봄이라면 유년기에서 청소년기이다. 단단한 땅을 뚫고 빠끔히 모습을 드러낸 새싹처럼 한 인간의 몸속에서 삶을 준비 이 세상에 태어나 거센 비바람에 흠뻑 젖어 나뒹굴며 해를 삼키고 뱉고 달을 맞이했다가 내치며 몸을 불리고 힘을 모아 여름 같은 청년기를 맞아 힘찬 발길을 내딛으며 풍성한 삶을 꿈꾼다.

유·소년기 청·장년기를 보내며 망망대해에서 거친 파도에 떼밀려 사경을 해매기도하고 잔잔한 바다위에 뜨거운 태양의 햇살을 받으며 떠다니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 속을 여인과 마주하고 거닐며 속삭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감나무가 가을에 열매를 맺고 겨울을 맞이하듯 인간도 삶이 낳은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겨울을 맞는다. 다만 사람은 감나무와는 다른 생애에 처음이자 마지막 겨울을 맞이하는 것으로 생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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