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0.04.09 15:39:17
  • 최종수정2020.04.09 15:39:17

한정규

문학평론가

사람들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을 마치 진리처럼 말한다. 다시 말해 열은 열로 다스려야 한다는 뜻에서, 힘에는 힘으로 추위에는 찬 것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선은 선으로 악은 악으로 대해야 한다'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예수는 검으로 싸우는 자는 언젠가 검으로 망한다고 했다.

그렇다 이열치열이나 예수의 말에 의하면 악은 악에 의해 망하고, 도박을 즐긴 사람은 도박으로 망하고, 또 총칼로 잡은 정권은 총칼에 의해 망한다. 그런 것들 인류사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친구끼리 대화를 하다 언쟁으로 둘 중 한사람이 갑자기 상대방 뺨을 때렸다. 뺨을 맞은 사람이 그에 맞서 주먹으로 얼굴을 갈겼다. 그 결과 큰 싸움으로 확대돼 두 사람이 경찰에 끌려갔다. 그 후 두 사람은 원수처럼 지내게 됐다. 이 사례는 이열치열의 예다.

친구가 뺨을 때렸을 때 기분은 나쁘겠지만 뺨을 맞은 친구가 때린 친구에게 그래 미안하다. 네가 나를 때리고 마음이 풀린다면 더 때려라 분이 풀릴 때까지· 그러면서 선으로 대했다면 그 결과는 친구로서 남을 뿐만 아니라 더욱 다정한 친구가 됐을 것이다. 이열치열이 아닌 악을 선으로 대한 것이 보여 준 차이다. 실제로 악을 선으로 대해 한 인간의 미래를 바꿔놓은 일이 있다. 그 사람이 방정환선생이다.

방정환선생은 1899년 11월 9일 서울 종로 현 세종회관 뒤에서 태어나 살았다. 어느 날 저녁 방정환선생 집에 강도가 들었다. 방정환선생에게 돈을 내 놓으라고 흉기로 위협을 했다. 방정환선생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강도에게 줬다. 강도가 그 돈을 받아 그냥 나가자. 방정환선생이 강도에게 여보세요 돈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소· 강도가 그 말을 듣고 그래 이 새끼야 고맙다. 그리고 나갔다.

얼마 뒤 경찰이 그 강도를 데리고 찾아와 방정환선생에게 이놈에게 지난 밤 돈을 강탈당했지요· 하고 묻자.

방정환 선생은 "아니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이 분이 찾아와서 돈을 달라기에 주었더니 이 양반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강도짓입니까·"

방정환선생이 그렇게 말을 하자 경찰이 그 강도를 놔두고 그냥 돌아갔다. 경찰이 간 뒤 그 강도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선생이 허락하신다면 죽을 때까지 뫼시겠습니다. 그리고 그 강도가 잘못을 뉘우치고 방정환선생의 뒷바라지를 해 주었다.

다시 말해 방정환 선생이 자기에게 돈을 빼앗아 간 강도를 벌이 아닌 사랑으로 대해 착한 사람으로 변화시켰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폭력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기 쉽지 않다. 국민을 억압하면 장기집권을 할 수 없다. 국민 또한 자유를 억압당하고서야 행복할 수 없다. 자유를 누리는 가운데 장기집권도 행복도 있다. 폭력으로 안 되는 변화를 사랑으로는 변화시킬 수 있다. 방정환 선생이 그것을 보여주었다.

방정환선생이 악을 선으로 대하여 악마를 천사로 바꾸었듯 이열치열이 절대적인 건 아니다. 검으로 싸우는 자는 언젠가 검으로 망한 것만도 아니다.

다시 말해 한 겨울 강추위에 꽁꽁 얼어버린 발은 얼음으로 녹일 수 없다. 추위에 얼어버린 발이나 손을 녹이기 위해서는 따뜻한 것이 있어야 한다. 또 아동문학가 방정환선생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때로는 악을 선으로 대한 것도 하나의 방법임을 알 수 있다. 권력을 쥐었다고 재물 가졌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 권력과 재물을 가졌을 때 잘 해야 한다. 이열치열이나 악을 선으로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의다.

언 발을 녹일 때는 따뜻한 것으로 더위를 식이기 위해서는 찬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방정환선생처럼 악을 선으로 대해야 한다. 이열치열이라며 열을 열로 악을 악으로 대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