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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1940년대 이후 출생해 초등학교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방정환 선생은 1899년 11월 9일 서울시 종로구 현 세종회관 뒤에서 태어나 일찍이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랐다. 그가 문학에 꿈을 갖게 된 것이 열 살 때인 1908년 어느 미술가가 선물한 환등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의 세계를 영상으로 연출하면서 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라고 했다.

 1920년 손병희 선생 딸과 결혼을 하고 난 뒤 천도교 소년회 모임을 조직 소년운동을 전개했으며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 그리고 책 '사랑의 선물'과 '어린이'를 창간했으며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 복지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어느 날 저녁 방정환 선생 집에 강도가 들었다. 방정환 선생에게 돈을 내 놓으라고 위협을 했다. 방정환 선생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강도에게 줬다. 강도가 그 돈을 받아 그냥 나가자 방정환 선생이 강도에게 "여보세요, 돈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강도가 그 말을 듣고 "그래, 이 새끼야. 고맙다."라고 하며 나갔다.

 얼마 뒤 경찰이 그 강도를 데리고 찾아와 방정환 선생에게 "이놈이 지난 밤 돈을 강탈한 적이 있지요?"하고 묻자, 방정환 선생이 "아니요, 그런 일이 없습니다. 다만 이 분이 찾아와서 돈을 달라기에 줬더니 이 양반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강도짓입니까?"라고 답했다.

 방정환 선생이 그렇게 말을 하자 경찰이 그 강도를 놔두고 그냥 돌아갔다. 경찰이 간 뒤 그 강도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용서를 빌었다. "선생이 허락하신다면 죽을 때까지 뫼시겠습니다." 방정환 선생은 잘못을 뉘우친 강도의 뒷바라지를 해줬다.

 방정환 선생이 자기에게 돈을 빼앗아 간 강도를 벌이 아닌 사랑으로 계도해 착한 사람으로 변화시켰다는 이야기다.

 폭력으로는 사람을 변화시키기 쉽지 않다. 사람이 아닌 사회 또한 마찬가지다. 폭력으로 안 되는 변화라도 사랑으로는 변화시킬 수 있다. 방정환 선생이 그것을 보여줬다.

 예수는 검으로 싸우는 자는 언젠가 검으로 망한다고 했다. 그렇다 예수의 말과 같이 도박을 즐긴 사람은 도박으로 망하고 또 총칼로 잡은 정권은 총칼에 의해 망한다.

 그런 것들은 인류사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선을 실천한 사람은 인류사에 훌륭한 사람으로 오래 오래 남는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30대 초 젊은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떴지만 그가 남긴 어린이에 대한 이런 저런 일들은 이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매년 5월이면 도시 산간 할 것 없이 전국의 각 급 학교 어린 학생들이 그를 떠 올리고 추모한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행실이 좋은 사람은 물론 나쁜 사람, 어린이, 어른,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대했다.

 19세기 후반 이후 급속도로 발달한 과학 문명으로 인간의 삶이 풍부한 재화에 묻혀버리자 욕구 또한 다양해졌다. 그렇게 되자 인간의 본성인 선(善)을 잃고 악(惡)의 축인 이기주의에만 함몰돼 부모형제 이웃도 몰라보며 온통 사회가 어수선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베푼 사랑, 악인을 선으로 대해 스스로 깨우치게 했던 모습이 더욱 더 훌륭하게 느껴진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방정환 선생을 한번 돌아보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좋은 사람들만이 사는 세상,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없이 꼭 있어야 할 사람만 사는 세상, 그런 세상이 다 함께 행복한 세상임을 알고 우리 모두 노력하자고 감히 부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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