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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지난 오월 중순, 인솔 책임자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오랜 기간 일반고에 근무했지만 학생들과 함께 제주도에 동행한 횟수는 모두 합해 세 번이 전부였다. 이번이 네 번째가 되는 셈이니 그다지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진 점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는 경우 으레 있기 마련인 일정 분량의 설렘보다는 이박삼일 동안 주야간으로 근무하러 간다는 무게가 인솔하는 선생님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듯했다. 물론 커다란 캐리어를 끌며 공항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환했다. 여행을 떠나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었다.

일정 내내 제주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염려와 달리 덥지 않은 온도와 맑은 하늘 적당한 바람이 쾌청함 그 자체였다. 실무 기획과 답사는 물론이고 진행을 맡은 학년부장 선생님이 날씨 요정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듯했다. 세심한 부분까지 사전 준비가 철저한 데다 날씨까지 한편이 되니 일정은 한층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 쾌활한 학생들은 일정 내내 질서 있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어 대견하고 기특했다. 함께 다니다 보니 학생들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이 쏠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행기 탑승과 여행 일정 등을 고려하여 세 개의 팀으로 나누었는데, 그중 내가 동행한 팀의 한 담임선생님은 보다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여 담임 반 학생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기도 했다. 부모님들로부터 자녀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전송받아서 그 내용을 일일이 손글씨로 필사한 다음 여행 첫날 저녁에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했다. 한 장 또는 두 장 분량의 서른 개 메시지를 편지지에 옮긴 선생님의 정성도 정성이려니와, 여행지에서 부모님으로부터 온 뜻밖의 편지를 받아 읽는 학생들의 감동 또한 수학여행이라는 기회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일 터였다.

팀별로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안전과 진행을 지원하고, 숙소도 2인 1실을 사용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고는 해도 탐방하는 일정은 대체로 대동소이한 데다 이미 제주도를 방문했던 학생들 또한 적지 않았다. 몇몇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많게는 여덟 번째 방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말하자면 학생들에게 제주도라는 장소는 처음이 아니되 학교와 교육프로그램이 연결되고 친구들 선생님들과 동행하는 제주도는 처음인 것이다. 교실 밖에서 함께 나누는 시간의 소중함이야 중언부언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달라짐이 하나 더 있다. 현장체험학습 중 일어난 사고와 관련하여 인솔한 선생님이 얼마 전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과, 그 판결이 일반 선생님들에게 끼치는 파장이다. 지역이라든가 학교 급별과 무관하게 그러한 판결로부터 자유로운 선생님은 아마 없을 것이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 출발하는 날 느낀 무게감과도 무관하지 않다. 교육활동의 주역인 선생님들은 마땅히 그들의 교육 소신을 능동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성장과 교육적 감동은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사회적 관심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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