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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중 교장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겼다. 메타버스 이야기다. 거대 기업의 투자 소식이 들려오고 실제 가상 세계 플랫폼이 공개되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 방법 확대라든가 콘텐츠 논의가 활발해졌으며, 이 분야에 대한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구가 개발되고 실전 연수 등을 안내하는 다양한 공문이 학교에 도착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만큼 세부적인 내용을 상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투자는 진행되고 있을 것이며 기존의 기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여 보다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리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접하는 메타버스 관련 소식은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막대한 투자를 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손을 떼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고가의 장비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기술 수준으로 열풍이 식어가고 있으며 경기 둔화에 따른 구조조정까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들이다. 예상하건대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제한되었던 대면 활동이 크게 확대된 현실 또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치 계주 선수들이 바톤 터치를 하듯 메타버스의 자리를 새로운 용어가 채우고 있다. 챗GTP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한 이 인공지능 앱이 출시된 이후 최단기간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는 소식과 함께 놀라운 언변과 뛰어난 분석이 훌륭하다거나 질문에 대해 거짓 답변을 내놓아 믿기 어렵다는 식의 강양각색의 경험담도 빠르게 쌓여가는 중이다. 발빠른 사람들은 이를 소개하는 책을 출간하여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이미 사람보다 똑똑해졌음을 강조하면서 이 기술이 사람들의 삶이나 사회에 끼치게 될 전망을 나름대로 내놓기도 한다. 교육 분야에서의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교과별 수업과 평가에 어떻게 반영하거나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학교 업무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의 안내가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변화의 한 양상임은 분명해 보인다. 대부분의 변화가 새로운 현상에 적응하고 그것을 현실의 삶이나 업무에 적용해야 할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닥쳐오는 것처럼, 메타버스나 챗지티피 역시 우리의 선택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면 그것들은 일종의 도구에 해당할 뿐이다. 일상을 좀 더 편하게, 업무를 좀 더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도구의 한 종류다. 당연한 말이지만 도구는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된다. 물론 도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쉽든 어렵고 복잡하든 사용법을 숙지하는 단계는 거쳐야 하되, 보다 중요한 것은 도구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은 그것이 일상적 삶에 연관성이 크다고 여겨질 경우 더욱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일종의 거품이 생겨나는 것이다. 아직 가능성은 남아있다 해도 갑자기 관심이 식어버린 메타버스는 거품이 잦아든 도구의 예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무관심 혹은 의도적 거부반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분야의 연구자와 같은 직접 당사자의 시각은 다르겠지만, 기술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품 섞인 열광에 합류하기보다 침착함으로서의 냉정함을 취하는 것이 균형을 향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도구에 연관된 부지기수의 항목들, 가령 그것에 투입되어야 할 명시적 또는 잠재적인 수많은 자원들이며 그것으로 인해 일어날 복잡한 상호작용,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 등을 짐작해 보는 것은 그 연장선에 해당한다. 도구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접근을 더욱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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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의 달인, 김문식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전국협의회장

[충북일보] "남 돕는 일이 좋아 시작했는데 벌써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었네요."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국협의회 김문식(63·사진) 회장은 "봉사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은 말보단 행동으로 옮기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19대 전국협의회장에 취임했다. 김 회장은 '봉사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2000년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남들봉사회원을 시작으로 23년간 재난 및 취약계층 구호, 이산가족 지원, 위기가정 구호 등의 분야에서 약 1만10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해 왔다. 그간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 적십자 봉사원 대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고 대한적십자사 충북협의회 회장, 전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김 회장이 봉사활동을 수십년간 이어온 계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김 회장은 "시계방을 운영하며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과 남을 돕고 사는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자랐다"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낮에는 금은방을 운영하며 밤과 주말에는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