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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듣는 일은 중요하다. 형식과 절차를 고려해야 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어려움이 따르기는 해도 어떤 종류든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데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니 듣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다. 개인사에서도 그렇거니와 학교 운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 과정에서 듣기 위한 기다림이나 받아들임을 아울러 학습하는 효과도 따라오니 과정의 번거로움은 오히려 사소하다.

올해의 학사 일정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 학년을 준비할 때다. 매년 실시하는 자체평가는 연초에 마련된 계획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초점은 물론 내년도 교육계획 수립의 기초자료 마련에 놓여있다. 그와 별개로 학교의 긍정적인 모습이라든가 개선해야 할 사항 등에 관한 구성원들 의견을 듣는 일은 내가 할 몫이라 여기고 하나둘 일정을 진행해 왔다. 2학기 초에 학생자치회장을 뽑는 우리학교 특성에 따라 자치회장단이 구성된 후 자치회 임원 간담회를 열었고, 역시 하반기에 구성된 학부모회 임원단과의 간담회도 진행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만나는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이 어떤지 물었고, 별도로 일군의 학생들을 교장실로 모이게 하여 이런저런 의견을 들었다.

학부모회 임원진과의 간담회를 할 때마다 확인하는 내용이지만, 학교교육에 대한 부모님들의 관심과 정보력은 놀랍다. 입시에 관한 정보 수준이 높은 것은 기본이고,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라 편성된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특정 교과의 선택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하거나 학교별 교육과정을 비교하는 등 실제적인 분석을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더하여 학교 운영의 세부적인 사항도 속속들이 앎으로써 긍정적 기대치가 높아지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부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한 적극적인 관심과 의견이 고맙고 든든하다는 생각 또한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학생자치회 임원들을 비롯한 학생들 의견에는 학교생활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학교의 각 공간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입장에서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다.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개진에도 막힘이 없다. 예의를 갖추되 당당하게 학교의 여러 가지 장점을 설명하거나 건의 사항을 제시한다. 그중에서도 고맙고 인상적인 발언을 우리 학교의 특징이 자율성에 있다는 대화 중에 확인하게 되었다. 자율성이 장점이라는 의견은 지난해부터 학생들을 통해 들어오던 내용이었으나, 올해의 간담회에서도 거듭 언급되는 중에 추가적인 내용이 첨부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책임감이 동반된" 자율성을 학생들이 실행하고 있음을 학생들의 발언을 통해 듣게 된 것이다.

올해 초, 선생님들께 강조했던 사항 중 하나가 학생들의 권리의식 향상에 따른 균형으로서의 책임의식 강화 교육이었다. 감사하게도 선생님들의 교육적 실천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의한 영향과 결과로서의 변화를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의견을 수렴하는 일은 주로 개선할 점을 확인하는 일이지만, 이처럼 걸음에 힘을 보태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간담회의 주요 내용을 전체 선생님들과 공유하는 과정 또한 빠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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