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흐림충주 25.2℃
  • 흐림서산 23.4℃
  • 청주 24.5℃
  • 대전 24.5℃
  • 흐림추풍령 25.6℃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홍성(예) 24.7℃
  • 흐림제주 29.7℃
  • 흐림고산 22.9℃
  • 흐림강화 22.9℃
  • 흐림제천 23.8℃
  • 흐림보은 24.4℃
  • 흐림천안 24.4℃
  • 흐림보령 24.3℃
  • 흐림부여 24.7℃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학교마다 업무를 위해 편성된 부서는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와 같이 학년당 9학급인 경우 통상 13개의 부서가 구성된다. 그중 3개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년을 담당하는 부서다. 각 부서별 업무 내용은 영역에 따라 구분된다고 할 수 있으나, 난이도를 말하자면 어떤 객관적 지표가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체감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언급하기는 어려워도 학년부장선생님들의 업무 난이도는 최상급인 '매우 높음'에 속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듯하다. 담당해야 하는 업무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의 양과 고민의 정도를 살펴보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표현 외에는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

학년 부장직을 맡기 시작하면 대체로 1학년부터 그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3년을 담당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가 그렇다. 특별한 사정이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입학부터 졸업까지 맡는다는 것이 일종의 학교문화로 정착되었다. 학년부장선생님은 학교로부터 제안받은 부장직을 수락하면서부터 그가 가진 대부분의 자원과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쏟아붓기 시작한다. 학년별 단계마다 집중해야 하는 세부업무는 별개로 치더라도, 담당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교 생활교육부터 3년 동안의 주요 교육 프로그램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하는 하나하나의 과정에 담임선생님들을 이끌며 자신의 역량을 투입한다. 요즘은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이전에 비해 줄기는 했어도, 학교에 학생들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학년부장선생님들이 거의 대부분 동행한다. 나도 스스로를 집 나온 하숙생이라고 여기며 그런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할애하는 것이다. 또한, 대학 진학에 무엇보다 중요한 학교생활기록부의 충실한 작성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연수에 참여하며 선생님들을 만난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학년별 프로그램 관리도 학년부장의 몫이다.

정점은 입시가 목전에 다가온 3학년 시기다. 2년 넘게 지도해 온 학생들이니 한 명 한 명의 진학이 모두 소중하고 애틋하다. 특히 수도권의 주요 대학 진학결과에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드러내지 못하는 스트레스도 심하다. 진학결과가 분명 학년부장선생님이 오롯이 감내해야 할 책임이 아님에도, 학교장이 부담을 갖지 말라고 몇 번씩 이야기해도 긴장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다. 입시 철마다 되풀이되는 어느 학교는 무슨 대학 몇 명 등등의 집계 관행도 일종의 늪을 만드는 듯하다.

봄을 맞아 1학년은 수련 활동을 2학년은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학년부장선생님으로서는 학년의 중요한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여 마무리한 셈이다. 물론 3학년은 늘 그랬듯 공부에 열중하는 한편 입시 상담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런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슬그머니 걱정이 끼어든다. 갈수록 학년부장선생님을 모시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워라벨을 따지자면 학년 부장은 정말 쉽지 않은 업무임에도 학생들을 위해서는 그러한 열정이 필요하다는 이율배반이 늘 숙제처럼 걸려있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