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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학교 본관 앞에 3층 높이쯤 되는 소나무가 서 있다. 인근 학교에 있던 수형이 좋고 수령도 오래된 나무인데, 학교 건물 신축 공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우리 학교로 옮긴 나무다. 가끔씩 교장실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볼 때마다 풍경을 가꾸어주고 있어 옮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하는 날 아침, 문득 바라보니 나무 꼭대기 근처에 까치 두 마리가 분주하다. 서로 뭐라뭐라 지껄이며 가지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었다. 드물지 않은 풍경이라 그러려니 하면서, 개학식과 입학식을 위해 강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점심을 먹고, 춘설이 내리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날이 풀려서인지 눈은 내리면서 녹고 있었다. 그래도 봄 풍경으로 바라보기엔 넉넉했다. 아침에 본 그 녀석들인지 까치 두 마리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르게 바닥에 내려와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번갈아 가며 저 꼭대기까지 나르느라 바쁘다. 고개를 들어 위쪽을 바라보았다. 집을 짓고 있는 듯했다. 그것도 이제 막 기초공사를 시작한 듯했다. 나뭇가지로 보이는 서너 개가 소나무 가지 사이로 걸쳐져 있다. 거기에 새로 물어온 가지를 위에 올려놓는 작업을 하는 듯했다.

높다랗게 걸린 까치집이야 흔한 데다 많이 보아왔지만, 가치 두 마리가 서로 도와가면서 실제로 집을 짓는 광경은 접하기 쉬운 장면이 아니어서 한참을 올려보고 있었다. 작업 난이도가 높은 것인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듯했다. 아래에서 물고 올라온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걸쳐보다가, 아뿔싸 그러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가지도 여럿이다. 그러면 아래 바닥까지 내려와 다시 그것을 입에 물고 위쪽으로 옮긴다. 높은 곳까지 수도 없이 오르내리느라 체력이 많이 필요해 보였다. 나도 내 할 일이 있어 한참 동안 몰두하다가 다시 나무를 올려다보니, 이번에는 까치가 보이지 않았다. 바람에 날아갔는지 짓고 있던 곳도 허전하다. 이러다 아예 집터를 옯기는 것은 아닐까 괜한 안스러움이 생겨났지만 다행히 그건 아닌 듯했다. 휴식도 필요할 것이다.

관심은 끊어지지 않았다. 입학식이 있는 날부터 짓기 시작한 터라 더 관심이 가는 듯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틈틈이 바라볼 때마다 다른 곳에서 물고 오거나 아래에 떨어진 가지를 올리느라 분주한 가운데 집은 제법 두툼해지고 있었다. 짓기 시작한 초기의 어려움을 거쳐내고 꾸준하게 집을 완성해 가는 모습이 대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짓기를 시작한 지 보름 가량 지났을 땐 촘촘하게 쌓은 그럴듯한 까치집이 완성되어 있었다. 작지 않은 덩치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안정적으로 놓인 모습이 그 녀석들 참 실력 좋구만 하고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제 아래쪽에서야 집 안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는지 보이지 않아도, 곧 알을 낳아 포란을 시작할 터이고, 몇 마리의 어린 까치를 부지런히 먹이며 키울 것이다. 올해 입학한 새내기들을 응원하듯, 저 까치들 역시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있다. 현관 바로 앞 가지가 제법 우거진 반송에는 비둘기가 벌써 집을 짓고 포란을 하고 있다. 새학기 시작하며 응원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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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