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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국

전 충주중 교장

기원 전(BC) 100년 로마의 철학자이며 정치인이었던 키케로는 '절약은 가장 큰 생산'이란 말을 했다.

필자는 1980년대 후반 어느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새마을 부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소임이 적잖게 많았는데 특히 환경에 항상 유념해야 했기에 오후 청소가 끝날 때면 생활쓰레기 소각장을 둘러봐야 했다. 학생들이 청소 후 버리는 생활쓰레기에 폐휴지를 비롯해 다양한 것들을 버린다. 자세히 살펴보니 재활용품들도 많았다.

당시만 해도 분리수거를 하긴 했어도 지금처럼 철저한 편은 아니었다. 생활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모아 몇몇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활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선 조력할 학생들을 자의에 의해 선발해야 했다. 물론 학생들과 담임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동의도 이끌어 내야 했다. 며칠 동안 우여곡절 끝에 세 명의 조력자 학생을 정하고 청소시간에 동료학생들의 배려를 받아 일정 장소에 재활용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자칫 담당학생들의 마음에 알지 못할 상처라도 줄 것을 늘 유의했다.

걱정했던 일들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고 전교생들의 호응도가 꽤나 높아서 며칠 사이에 상당히 많은 양의 재활용품이 수집됐다.

첫 수집해 가던 날 비교적 적잖은 금액이 들어왔다. 하지만 수고 하는 학생 세 명의 1기분 수업료를 감안하면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해서 수집할 종류를 더 다양화하고 전교생 협조를 당부했다. 빈병, 헌책, 신문지 등을 연간 두세 차례 수집했는데 성과가 대단히 좋았다.

가장 특이했던 건, 볼펜 껍질을 별도로 모으기 위해 비닐 봉투를 각 교실에 걸어놓고 수집했다. 그것 역시 24개 반이 모으니 적잖았다.

소풍을 가던 날 탄금대에서 전체 오락시간이었는데 뒷전에 앉아 오락에 별로 관심이 적어보이는 몇몇 학생들을 불러 모아 산등성이 너머 바람 좀 쏘이자고 했더니, 이내 몇몇 학생들이 폐품 주워 모으러 가는 거 아니냐고 한다. 미안한 마음에 '너희들이 이곳까지는 한 번도 안 와 보았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어가며 '청소도 하고 재활용품도 모으니 일석이조' 아니냐고 했다. 학생들 역시 흔쾌히 호응해 주며 잠시 주워 모은 은박지가 작은 박스로 그득했다. 그 은박지 매각 금액이 무려 1,800원이나 됐었다.

학생들은 나만 보면 폐품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었다.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각인되는 것이라고 생각됐다.

21개월에 걸쳐 재활용품 모으기를 한 결과 당시 총 6명의 학생들에게 1기분 수업료를 낼 수 있는 금액을 모았다.

어느 날 친구 사무실에 있었는데 밖에 건장한 노인 한 분이 폐휴지를 모아 가지고 간다. 몇 차례 뵈었던 분이라 정중히 인사를 건네며 차 한 잔 하시자고 권유했더니 곧바로 응해주었다. 당시 70대 중반이었다.

서 씨 어르신은 세 아들들이 잘 살고 있다며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며, 거리도 깨끗해지고 재활용으로 물자절약도 되니 늙은이로서 사회봉사로 좋다는 말씀이었다. 그 어르신의 진정한 말씀이 때때로 간혹 떠오른다.

키케로의 고언을 떠올리며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을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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